NYT는 ‘내로남불(Naeronambul)’이라는 표현을 한국어 발음대로 소개했다. 이 말은 한국 국민이 비판하는 여당의 태도를 가리킨다며,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유래도 설명했다. 경희대 안병진 교수(정치학)는 NYT에 "국민은 문재인 정부가 무능하더라도, 적어도 보수보다 윤리적으로는 우월하길 바랐다”며 "선거 결과는 문 정부의 ‘내로남불’에 대한 국민의 불만 표출로 나타났으며, 문 대통령은 이제 레임덕을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외신들 “문 대통령에 참담한 타격”
WSJ “대선 1년 앞 보수세력 떠올라”
FT “대북정책의 미래 의심스러워져”
일본 언론도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여당이 이번 선거에서 ‘놀라운 패배’를 겪었다고 전하고 이에 따라 현 정부의 대북정책의 미래가 의심스러워졌다고 논평했다.
일본 언론도 한국의 보궐선거를 비중 있게 다루면서 문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한·일 현안 해결이나 관계 개선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다. 문 대통령이 선거 참패로 레임덕에 빠지면 정치적·외교적 동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교도(共同) 통신은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한 불만으로 유권자의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여당이 이번 선거에서 참패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선거 패배로 문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지면 강제이나 위안부 소송 문제 등 한일 현안 해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신들은 이번 양대 시장 선거 결과는 야당의 승리라기보다 ‘여당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했다. NYT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에게 투표하려는 유권자들은 오 시장이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다고 생각해서 투표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을 원하기 때문에 투표하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 한국 유권자들은 보수에 매료되지 않았으며 야당이 승리해도 야당의 승리가 아닌 여당의 패배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관영 영어 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서울 유권자들이 전임 시장의 스캔들 때문에 여성의 권리에 주목했다’는 내용의 AFP 통신 기사를 전재하고 별도 기사는 쓰지 않았다. 중국엔 공직자를 국민이 선출하는 선거제도가 없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