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당국은 7일 EMA 조사 결과가 나오기 3시간 전 AZ 백신 접종 일부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8~9일 접종이 시작되는 특수교육 종사자 및 유ㆍ초중등 보건교사 등 14만2000명에 대한 AZ 백신 접종을 잠정 연기했다. 또 이미 접종이 시작된 대상자 중에선 60세 미만에 해당하는 3만8000여명에 대해 접종을 보류했다.
대체 옵션 없어 재개할 가능성 높아
접종 재개 외에 정부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 AZ백신 접종을 중단하려면 다른 백신이 있어야 하는데 당장 손에 쥔게 없다. 방역당국 계획에 따르면 2분기에 백신을 접종받을 1150만3400명 중 770만5400명이 AZ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만약 AZ 백신 접종을 일부 제한하려면 이를 대체할 다른 백신이 있어야 하는데 AZ도 부족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2분기 사용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은 AZ 910만 회분(1분기 잔량 제외)을 제외하면 화이자 730만 회분뿐이다. 화이자는 접종 간격이 3주로 짧아 AZ 백신(10~12주 간격)과 같이 2회차 분량을 펼쳐 쓸 수 없다. 2회분을 남겨놓는다고 가정하면 실질적인 화이자 백신 물량은 360만명분뿐이다. 이 물량으로는 당초 대상자에 포함된 노인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15만8000명과 75세 이상 364만명에 접종하기에도 부족하다.
고령층에 갈 화이자 젊은 층에 쓴다면 '동의율' 관건
연령 제한할 경우 2분기 계획 줄줄이 밀려
만약 60세 미만에 대한 접종을 제한한다면 2분기 접종 계획은 줄줄이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젊은 층 비중이 높은 ▶항공승무원 2만7000명 ▶의료기관 및 약국 종사자 38만5000명 ▶64세 이하 만성신장질환자 9만2000명 ▶경찰ㆍ해경ㆍ소방ㆍ군인 등 사회필수인력 80만2000명 등에 대한 접종이 미뤄지게 된다. 여기에 더해 5월 초부터 1분기에 AZ 백신을 1차 접종한 60세 미만 60만명에 대한 2차 접종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들의 2차 접종까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률을 높이는 것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맞는 게 중요하다”며 “EMA도 위험보다 이득이 크니까 맞으라고는 하지만 혈전과 백신 간 연관성을 배제하지 못했다. 연령을 제한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교수도 "뭔가 잘못됐을 때 빨리 인정하고 대책 강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부터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을 가능한 한 최대한 구매하도록 해 그걸 당겨서 하반기에 쓸 수 있도록 수급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