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부위원장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증가한 글로벌 유동성과 이로 인한 자산ㆍ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미국ㆍ일본 등도 일부 금융완화 조치는 종료하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직 위기 단계…소상공인·중소기업 자금지원 강화
금융위가 진단한 지난 3월 말 상황은 위기지속 단계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현행 금융지원 기조를 유지하되, 가계대출 증가세와 기업 신용등급 하락 등 국지적 리스크 요인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은 강화한다. 대출 만기연장ㆍ이자상환 유예 지원 등이 대표적 수단이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해 대출한도가 줄거나 금리가 오르는 것 등에도 대비하기로 했다.
증안펀드, 매입약정기간 종료…잠재리스크 점검
증안펀드는 이날로 종료된 매입약정기간을 연장하지 않지만, 펀드 자체는 23년 4월까지 존속하기로 했다. 매입약정기간은 증안펀드 출자기관이 캐피탈콜(자금 요청)에 의무적으로 응해야 하는 기간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코로나19로 주식 시장이 급락하자 10조7600원 규모의 증안 펀드를 조성했지만, 이후 주식시장이 반등하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우량채권을 매입하는 채안펀드는 가용재원(1조4000억원)을 유지한다. 정부는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채안펀드 가용재원을 비우량채 매입에 주력하는 ‘저신용 회사채ㆍCP 매입기구’(SPV)에 투입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시장 리스크도 면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다. 도 부위원장은 “미국에서 벌어진 아케고스 펀드 사태는 금융시장이 표면적으로 안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면 아래에 여러 리스크 요인이 산재한 취약한 상황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금융완화 기조와 과잉 유동성 상황 속에 감춰져 있던 잠재 리스크 요인까지 꼼꼼하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이 운영하는 아케고스 펀드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대량의 차입을 통해 원금의 5배가량인 500억 달러 상당을 투자하다 보유 주식의 주가 하락으로 큰 손실을 봤다. JP모건 등에 따르면 아케고스 사태로 인한 금융권 손실은 최대 1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