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인 쪼 츠와 민은 7일(현지 시간) 미얀마 군부의 지시를 받은 이들이 영국 런던에 있는 대사관을 점거하고 자신이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부측 담당관으로부터 건물 밖으로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자신은 더 이상 미얀마 대표가 아니라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내가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다"면서 "이는 런던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종의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앞서 민 대사는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권력을 잃고 감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 문민정부 지도자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군부와 갈등이 깊어졌다. 민 대사는 "미얀마는 분열되어 있으며 내전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발언이 '나라를 배신한 것'이 아니며 '중도'에 서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군부로부터 소환 명령을 받은 뒤 본국과의 관계도 끊은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비판해 온 민 대사가 하극상을 당하면서 대사관 밖으로 내몰렸다"고 전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주영 미얀마 대사관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추가 정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은 민 대사의 미얀마 군부 비판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쿠데타 발생 후 미얀마 군부 인사와 군부와 연계된 기업들을 제재하고 민주주의의 복원을 요구해왔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