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7시 30분 4·7 재보궐선거 투표를 위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를 찾은 김상중(95)씨는 큰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한표'를 행사했다. 자신을 국가유공자라고 밝힌 김씨는 "나 같은 늙은이보다는 이제 젊은이들이 서울시를 좋게 바꿔 달라"고 했다.
6시 투표 시작 전 줄 늘어서
시민들은 안내에 따라 체온 측정·손 소독을 하고, 비닐장갑 착용 후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김관원(62)씨는 "오늘 지방에 내려갈 일이 있어서 혹시라도 줄이 길어질까 빨리 투표하고 가려고 20분 일찍 왔다. 1년 임기라도 서울시민으로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 개시 10분 전 투표소에 도착한 김약수(64)씨도 "오후가 되면 사람이 몰릴까 봐 잠이 일찍 깬 김에 나왔다"며 "평소 지지하는 당이 있어 얼른 찍고 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번 투표에 기대를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상기된 얼굴의 양경숙(66)씨는 "'그분'이 꼭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투표했다"며 "달라질 서울을 생각하니 설레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70대 최모씨는 "출근을 해야 해서 먼저 나왔지만, 오늘 첫 투표를 하는 18세 손주가 아주 들떠있더라"며 "의무를 다하고 권리를 요구해야 하므로 고등학생에게도 좋은 배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증샷' 찍는 2030, "친구들 독려"
가회동 주민센터에는 만난 김나정(33)씨는 어머니와 함께 투표 길에 올랐다. 김씨는 "좋은 분이 서울시를 이끌어주셨으면 해서 어머니를 모시고 나와 투표를 했다"고 전했다.
합정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이모(28)씨는 "선거운동 국면에서 20~30대를 무시하는 발언도 종종 나왔는데,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직 투표를 안 한 친구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모(41)씨는 "지난해 총선을 겪으면서 '코로나 선거'가 다들 익숙해진 것 같다"며 "다만 그 당시에도 문제가 제기됐던 비닐장갑을 다시 사용하게 돼 환경 오염이 우려되긴 한다"고 말했다.
한편 7일 오전 11시 기준 서울 재보선 투표율은 12.7%로, 지난해 총선 동시간대 투표율에 비해 낮은 수치다. 이날 투표는 오후 8시까지 진행되며, 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은 일반인이 투표를 마친 오후 8시 이후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가 가능하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