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아타카마 사막 등 인근 유적지 곳곳에서 수십 마리의 앵무새 미라가 발견됐다. 앵무새 미라는 혀를 내민 채로 입을 벌리고 있었고, 비행하듯 날개를 펼친 자세를 하고 있었다. 보자기나 가방 속에 들어있는 채로 발견된 것도 있었다.
연구팀은 누군가 살아있는 앵무새를 죽인 뒤 방부 처리한 것으로 보고 3년간의 연구 끝에 유력한 가설을 세웠다.
다만 앵무새가 평균 1만 피트(3048m) 높이의 안데스 산맥을 어떻게 건너왔는지가 미스터리였다. 그에 대한 실마리는 앵무새 유골과 함께 발견된 '라마 캐러밴'(llama caravan)에서 발견됐다.
캐러밴은 여러 명의 상인이 집단을 이루어 사막지대를 이동하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당시 상인들이 라마가 끄는 수레에 앵무새를 실어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700년 전 칠레, 볼리비아, 페루 등 중남미에서 조개, 금속, 동물 및 그 깃털이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사실이 또 다른 단서로 제시됐다. 마코앵무새가 값비싼 상품으로 거래돼 이국땅으로 건너왔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한 앵무새의 말년은 비극으로 끝났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당시 앵무새 깃털이 장신구, 의류 제작에 인기 재료였는데, 미라의 깃털이 모두 뽑혀 있었기 때문이다. 카플리스는 "결국 상인들에게 마코앵무새는 깃털을 얻기 위한 '황금알을 낳는 암탉'으로 여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