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EU 회원국 대사들은 2분기에 공급될 화이자 백신 1000만 회분의 배분 방식을 정했다. 며칠간 이어진 회의 끝에 나온 결론으로, EU 회원국 내에 백신이 부족한 5개국(불가리아·크로아티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슬로바키아)에 더 많은 물량을 배분하기로 했다.
각국 인구에 비례한 배분 물량에 더해 285만 회분을 추가로 5개국에 나눠준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동의한 19개 회원국은 자국 몫의 백신을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체코·슬로베니아 등 일부 회원국은 자국 몫을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의 '독자 행보'
지난달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와 '스푸트니크V' 100만회분 도입을 협의 중이다. 쿠르츠 총리는 이와 관련해 "백신 도입을 고려할 때 생산국가가 아닌 효능과 안정성만 검토해야 한다"면서 " (러시아에서) 100만 회분 백신을 추가로 확보한다면 정상화를 앞당기고 많은 인명과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에 이어 독일과 프랑스도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문제를 놓고 정상 간 회의를 열었다. 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프랑스·러시아 정상은 지난달 30일 화상 정상회의를 열고 스푸트니크V 백신의 유럽의약품청(EMA) 승인 가능성과 승인 이후 현지 합작 생산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독일 AZ 놓고 오락가락
메르켈 총리는 AZ 접종 관련 네 번째 권고 사항을 발표한 자리에서 '오락가락 정책이 혼란을 가중하는 게 아니냐'는 질의를 받고 "솔직함과 투명성이 최고의 수단"이라고 대답했다. "사례가 발생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권고를 바꿔 혼란을 주는 것보다 백신에 대한 신뢰를 더 흔든다"는 것이다.
유럽이 백신 수급 문제와 접종 방식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코로나19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한스 클루지 유럽지역 국장도 유럽의 백신 접종 속도에 대해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 내 80대 이상(백신 접종)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신규 감염이 증가하고 있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최선을 다해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빨리 접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우치 "아스트라제네카 필요 없을 수도"
파우치 소장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할지를 묻는 말에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며 "미국 보건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 승인해도 미국은 그 백신이 필요치 않을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은 다른 여러 백신 제조사와 공급 계약을 충분히 맺어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공급받지 않아도 모든 인구를 접종할 수 있을 만큼 물량이 있다"면서 "이번 가을에 추가 접종(부스터 샷)을 하기에도 충분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