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야
13년 만에 한국 기업에 투자
카카오, 돈보단 협업 목적인 듯
구글은 지도 서비스 강화할 듯
SKT+우버 등 ‘공룡’ 격전장 돼
카카오모빌리티의 빅픽처
① ‘택시+@’ 필요
카카오모빌리티는 공급과 수요 양면시장을 두루 장악한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공급 쪽에선 택시 호출을 기다리는 23만명의 택시기사 회원과 직영(900대)·가맹택시(1만6000대)를 확보했고, 수요 쪽으론 이용자 2800만명을 모았다. 특히 지난해 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택시 위주로 재편되면서 자타 공인 모빌리티 1위에 올랐다.
1위 플랫폼인만큼 이제는 콘텐트 확장이 필요해졌다.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를 구축하기 위해선 택시와 대리만으론 부족하다. 올 들어 기차(코레일), 자율주행차(오토노머스 에이투지), 차량관리(불스원), 렌터카(딜카 인수) 등 모빌리티 관련 전방위로 협업을 늘리는 배경이다. 우버 출신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칼라일로부터 2200억원을 투자받고 최근 택시기사 대상 유료 서비스도 시작한 만큼 돈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전반에 강한 구글과 협업을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② 협업 1순위 ‘자율주행’
구글 자회사 웨이모는 자율주행 기술 글로벌 선두 업체다. 업계 안팎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이 분야에서 구글과 협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3월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고, 현재 세종시에서 자율주행차 호출 상용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기반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고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왜?
① 지도
모빌리티 서비스의 기본은 지도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정확해야 다음 단계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2005년 구글지도 서비스를 시작하며 검색 기반 모빌리티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왔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서비스하는 구글 지도 길찾기 기능을 국내에선 이용할 수 없다. 해외에 있는 구글 데이터센터에 국내 지도를 반출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보안 문제로 한국 정부가 이를 금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구글지도를 활용한 위치기반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제휴하면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에 대해 “논의 초기라 큰 방향만 있고 구체적 협업에 대해 말한 단계가 아니다”라며 “현재는 지도 관련 파트너십은 없다”고 말했다.
② 알고리즘 고도화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데 필요한 도심 교통 데이터도 구글이 필요한 분야다. 구글은 넓은 도로환경을 갖춘 미국 주행 데이터는 많지만 좁고 복잡한 도로 환경의 아시아권 도시 데이터는 부족하다.
국내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표는 “택시, 내비게이션, 대리 등 다종다양한 영역에서 수년간 모빌리티 데이터를 축적한 카카오모빌리티와 협업하면 구글이 데이터 측면에서 필요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공룡 격전장 된 한국 모빌리티
차두원모빌리티 연구소의 차두원 소장은 “작년까지는 국내 기업 간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자금까지 한국 시장에 들어와 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