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K리그 맏형이 될 때까지 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여유 부린 적이 없다. 선발로 나서기 위해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준비했다"고 말했다. 데뷔 이래 여러 번 팀을 옮겼어도 주전을 놓친 적이 없는 그의 말투에는 자부심이 담겨있었다.
K리그 최고령 성남FC의 수호신
팀 막내가 태어난 2002년에 데뷔
리그 최소실점에 팀은 선두 싸움
등번호처럼 41살 넘어서도 뛸 듯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울산, 2012년), 올림픽 8강(04년), 월드컵(06, 10년)을 경험한 백전노장 김영광이 그 중심이다. 그는 경기 내내 수비진을 향해 뭔가 지시한다. 사령탑 역할이다. 그래서일까. 늘 목이 쉰 상태다. 위기 때는 직접 나선다. 올 시즌 김영광의 선방률은 82.4%다. 5경기 이상 소화한 골키퍼 중 2위다.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는 3회로 조현우(울산)와 공동 2위다. 골키퍼로는 꿈의 수치인 0점대 실점률(0.5실점)을 기록 중이다. 그는 "필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동료를 보면 '죽어도 골 안 먹는다'는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자기 관리가 철저했다. 김영광은 20년째 몸무게가 86~87㎏이다. 이 몸무게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다. 20대 못지않은 근육질 몸매다.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그는 주전 골키퍼 상징인 등 번호 1번 대신 41번을 단다. 신인 때 등 번호다. 그는 "지난해 성남에 입단하면서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신인 때 번호를 택했다. 41번을 보며 이를 악문다. 이러다 41살까지 현역으로 뛸 거 같다"며 웃었다.
김영광은 통산 524경기에 출장했다. K리그 역대 4위다. 올 시즌 내 3위 최은성(은퇴, 532경기)과 2위 이동국(은퇴, 548경기)을 넘어설 전망이다. 김영광은 "이기는 데 모든 걸 걸겠다. 실점률이 낮으면 팀 상승세는 이어질 거다. 38세이라도 0점대 실점률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