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의 지위를 남용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이뤄져도 인위적인 비행기 운임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31일 밝혔다. 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인수ㆍ통합계획(PMI)’ 관련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다양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우 사장은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운임 인상 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글로벌 항공시장은 완전경쟁에 가까워 일방적인 운임인상이 어렵다"며 "통합을 계기로, 운임뿐만 아니라 항공안전 향상과 서비스품질 제고 등 전반적인 소비자 효익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의 운임 모니터링 시스템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 긴급 간담회
올해 여객 전망에 대해선 "코로나 사태로 여객은 2022년 이후에야 본격적인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화물은 올 상반기까지 화물칸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글로벌 항공사 중 사실상 유일하게 2383억원의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발 빠르게 화물 중심으로 매출 구조를 전환한 덕분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도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 17일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PMI 계획서도 제출했다. 올해 안에는 각국 공정거래 당국으로부터 결합승인을 받아낸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절차가 모두 완료되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한진칼 → 대한항공 → 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는 또 "LCC(저가항공사)의 경우에도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통합해 하나의 항공사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통합이 제대로 완료되면 시너지 효과로 연 3000억~4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승객 마일리지 통합 방식은 아직 결론 짓지 못하고 있다. 우 사장은 “법적 제약 등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규모나 사용 실적, 거래 단가 등에 대한 파악이 어렵다”며 “면밀한 분석을 통해 대한항공 마일리지와 합리적인 전환율을 결정해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항공기 정비(MRO) 사업은 대한항공이 직접 챙겨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