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지도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상한 결과 스코틀랜드 동부 해안에 있는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의 고향’으로 불리는 스코틀랜드에는 약 600개의 골프장이 있는데, 그중 100개 정도가 바닷가 ‘링크스’다. 수만 년 날아온 모래가 바닷가에 쌓여 생긴 땅을 가리키는데, 바다와 땅을 연결(link)하는 곳이라는 의미다. 염분이 많아 농작물 경작이 불가능한데 잔디는 자란다. 모래땅이라 물 빠짐이 좋아서 골프나 축구 등 스포츠를 하기에 좋았다. 여기서 골프가 탄생했다. 가장 오래된 골프 대회인 디 오픈 챔피언십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링크스 코스에서만 대회를 연다.
기후 NGO 시뮬레이션 통해 예측
R&A, 보호 프로젝트에 기금 출연
기후 변화로 인한 골프 코스 위협의 단적인 예는 스코틀랜드 북동부 몬트로스 링크스다.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오래된 코스로 알려진 이 골프장은 지난 30년간 바다로부터 70m나 가까워졌다. 몬트로스 골프장 관계자는 “다들 기후 변화를 미래의 일로 여기지만, 이미 이 괴물이 우리 코스를 잡아먹고 있다. 해안가 침식 때문에 페어웨이와 그린을 내륙으로 옮겨야 했다. 해수면이 올라오고 침식이 생겨 더는 갈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 못지않게 뛰어난 링크스가 많은 아일랜드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골프 규칙을 관리하며 디 오픈 챔피언십을 주관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기후 변화의 영향에서 코스를 보호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기금을 출연하기로 했다. R&A 측은 “지구의 기후가 변하고 있다. 미래에는 더 극단적인 조건과 예측할 수 없는 날씨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