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의 얘기다. 23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 전략’ 기자간담회에서다. 구 대표는 “현대HCN 인수가 완료되면 KT그룹의 미디어 가입자는 1300만 명”이라며 “이제 콘텐트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취임 1년 ‘메타 플랫폼’ 승부수
“디지코 KT 최강 엔진은 미디어
가입자 1300만, 콘텐트로 돈 벌 것”
넷플릭스·디즈니와 협력도 열어둬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과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윤용필 KT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는 “이들의 투자를 받아 콘텐트를 제작하거나 스튜디오지니가 만든 콘텐트를 해외 시장에 유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 대표가 미디어 사업에 팔을 걷어붙인 건 그만큼 자신감이 있어서다. 이 회사가 보유한 빅데이터 모델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은 시청률 14.1%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었다. KT 관계자는 “방영 전에 빅데이터 모델을 통해 ‘흥행 대박’이라는 예측이 나왔다”며 “연 7000억 건에 달하는 시청 빅데이터를 통해 이 같은 정확한 분석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미디어 매출은 3조원 규모로 10여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15%에 이르는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오는 30일 취임 1주년을 앞둔 구 대표는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커머스, 로봇 등 신사업 중 일부는 4~5월에 추가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T의 탈통신 전략은 기존 통신사업을 강화하면서 미디어·금융 등 신산업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라며 “향후 KT스튜디오지니와 K뱅크 등이 상장하면 기업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문어발식으로 확장된 40여 개의 계열사를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