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에 온 추신수는 22일 고향 부산에서 KBO리그 공식경기 첫 안타를 터트렸다.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 두 번째 타석에서 사직구장 외야 한복판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냈다. 시범경기 여섯 타석 만에 나온 그의 첫 안타다.
고향 부산서 롯데 상대로 볼넷도
초등학교 동창생 반가움의 포옹
안타 치자 동료들 축하 기립박수
이대호 타점 롯데가 10-3 완승
어린 시절 둘의 인연은 남다르다. 야구를 하려고 수영초로 전학한 추신수는 덩치가 무척 큰 같은 반 친구를 보고 “나랑 같이 야구 하자”고 제안했다. 얼떨결에 야구부로 따라갔다가 재능을 발견하게 된 그 친구가 이대호다. 그렇게 함께 야구에 발을 내디딘 둘은 각기 다른 중학교로 진학해 부산·경남 지역 최고의 라이벌로 성장했다.
추신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안타가 없었다. 첫 경기였던 2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고향에서 맞이한 두 번째 실전은 달랐다. 2-2로 맞선 5회 무사 1루에서 롯데 투수 김건국의 2구째 직구(시속 138㎞)를 받아쳤다. 타구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SSG는 추신수의 안타로 이어간 무사 1·3루 기회에서 고명준의 병살타로 앞서가는 점수를 뽑았다. SSG 선수들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추신수를 기립박수와 환호로 맞이했다. 국내 무대 첫 안타를 기념하는 축하 인사였다.
추신수는 첫 볼넷과 첫 득점도 추가했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처음 출루한 뒤, 최정의 2루타 때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제이미 로맥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최종 성적은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1삼진. 그는 세 타석을 소화한 뒤 7회 대타 고종욱으로 교체됐다.
이대호도 침묵하지 않았다. 3회 1사 1·2루에서 적시타를 쳐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추신수가 뽑지 못한 타점을 이대호가 추가했다. 제 몫을 한 이대호는 1루에서 대주자로 교체돼 먼저 경기를 마무리했다. 롯데는 장단 16안타를 터트린 타선을 앞세워 10-3으로 완승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