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께 제안한다. 더는 협상테이블 밖에서 협상에 대해 공방을 하지 말자는 제안을 드린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19일) 국민께서는 단일화 협상 과정을 지켜보면서 박수도 보냈지만, 많은 질타를 보냈다”며 “또다시 협상에 대한 공방이 오가는 모습을 과연 국민께서 어떻게 보고 계시겠는가”라고 했다.
오 후보는 “협상은 조속하게 진행하기로 합의한 사항으로 우리가 협상 과정 하나하나 누구 탓을 할 때가 아니다”며 “우리가 할 일은 진정성있게 협상에 임하는 것과 협상 종료 시까지는 협상에 대해 침묵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아직까지 연락 없다고…국민의당은 기다리고 있다”
주말인 20일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안철수 후보였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늦어도 23일에는 단일 후보를 발표하라’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말씀에 동의한다”며 “여론조사를 위한 실무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일요일(21일)부터는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며 “즉각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를 국민은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저희 측은 어제부터 (후보 단일화를 위한) 실무협상 재개를 요청하고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연락이 없다고 한다”며 “국민의힘의 화답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유·무선 여론조사 비율과 조사 문항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결국 공식 후보등록 마감일인 전날에는 실무협상이 빈손으로 끝났고, 두 후보가 제각각 ‘양보’ 입장을 밝히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에 야권 내에선 사실상 단일화가 결렬되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야권 내에서 높아졌다. 황교안 전 대표는 “만약 국민의 열망을 저버리고 단일화 실패로 또다시 패배한다면 두 후보와 양당은 역사의 죄인이 되고 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고, 박수영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단일화 못하면, 둘 다 정치 그만둬라”고 일갈했다.
20일에는 보수 원로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까지 나서서 "내일과 모레 즉, 일요일과 월요일 동안 자신들이 양보한 대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늦어도 23일 화요일에는 단일후보를 발표하라"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단일화 무산 시 책임을 경고하는 야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두 후보도 서둘러 협상 재개 의지를 밝혔지만, 뇌관은 여전히 남아있는 양상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