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세]는 '해시태그로 보는 세계'의 줄임말로,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해시태그를 키워드로 글로벌 이슈를 전하는 중앙일보 국제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HUGS
"오 세상에. 귀염둥이, 어서 오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할머니를 알아본 세 살짜리 손주 트랙스가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할머니의 품에 쏙 안깁니다. 할머니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듯 아이를 번쩍 들어 올리며 연신 "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이를 바라보는 엄마도 흐뭇한 웃음을 짓습니다.
[해보세]
불과 몇 개월 전만해도 전혀 다른 포옹 장면들이 화제가 됐었죠. 비닐 가림막을 사이에 둔 안타까운 포옹, 일명 '코로나 허그'(#COVIDHUG)였습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20% 넘긴 미국에선 이제 수식어가 붙지 않은 ‘포옹'(#HUG) 이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가까운 이들과의 포옹이 백신 접종으로 되찾은 '일상의 상징'이 된 것입니다.
#VACCINATE
'포옹 열풍'의 물꼬를 튼 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8일 내놓은 새로운 거리두기 지침입니다. 백신을 맞은 가족끼리는 실내에서도 마스크 없이 모일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죠.
이 지침에 많은 이들이 가장 먼저 할머니, 할아버지들 떠올린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겁니다. 코로나19 이후 특히 가까이 가기 어려웠을 테니 말입니다.
#IsItOverYET
오랜만에 맞은 행복한 순간이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포옹과 함께 ‘아직 끝나지 않았다(#IsItOverYET)’는 해시태그를 함께 붙인 게시물들이 눈에 띕니다.
이민정·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