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짊어지고 가겠다' 의미 묻자…"가장 어려운 일"

중앙일보

입력 2021.03.18 13:34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가 지난 17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금청구청역을 방문, 지역발전 공약 발표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게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라고 말한 것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자 "짊어지고 가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18일 관악구 낙성대공원에서 기자들이 '짊어진다'는 표현의 의미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진심을 전하는 것은 단순하게 바깥에 보이는 것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일이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박 전 시장 피해자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피해소호인' 등으로 지칭해 2차 가해를 한 민주당 의원들을 언급하며 박 후보에게 꾸짖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이 박 후보의 선거 캠프에 포진해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한 말이다.
 
피해자의 기자회견 뒤 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에 사과의 뜻을 전하며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박 후보는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한 캠프 내부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박 후보의 태도에 대해 "사과에 진심이 한 톨이라도 담겼나"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피해자의 절망감을 무시하고도 그분에 대한 사과가 진정이었다고 하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윤 의원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피해자 마음보다는 동료 국회의원 위신이 중요하단 건가"라고 비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