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결제 방식도 바꿨다…비대면 결제 늘며 신용카드 사용 16년만에 감소

중앙일보

입력 2021.03.16 12:31

수정 2021.03.16 15:38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셔터스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외출이 줄어들고, 실물 카드를 사용하는 대신 온라인 상에서 결제하려는 경향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신용카드 사용 규모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0년중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지급카드(신용·체크카드 등) 일평균 사용 규모는 전년보다 0.6% 늘어난 2조521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소비 활동이 위축되면서 전년 대비 증가 폭은 2019년(5.8%)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 중 신용카드 일평균 사용 규모는 1조9610억원으로 전년보다 0.3% 줄었다. 과거 신용카드 사용 규모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9.1%)과 카드대란이 발생했던 2003년(-22.2%), 2004년(-26.8%) 총 세 차례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16년 만에 처음으로 신용카드 사용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체크카드의 일평균 사용 규모는 전년보다 1.5% 상승한 5400억원이었다. 증가 폭은 2017년(7.7%), 2018년(5.9%), 2019년(6.2%)보다 크게 낮아졌다. 반면 선불카드의 일평균 사용 규모(170억원)는 정부와 지자체의 긴급재난지원금 등으로 전년보다 590.8%가 늘었다. 

지급카드(신용·체크카드) 결제 변화율.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지난해 지급카드의 사용 규모가 1년 전보다 크게 줄어든 시기는 크게 두 차례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7.4%)과 4월(-4.4%)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방침으로 대면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다. 이후 5월(0.9%) 소폭 증가세를 보이다 12월(-5.4%)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사용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PC와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기기를 이용한 비대면결제는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일평균 비대면 결제 규모는 8490억원으로, 전년보다 16.9%가 늘었다. 반면 일평균 대면결제 규모는 전년보다 5.6% 줄어든 1조3980억원을 기록했다.
 
비대면 결제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꾸준하게 늘었다. 2019년 1분기 32.2%에서 지난해 4분기 39.6%로 7.4%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대면 결제를 하더라도 실물 카드를 이용하는 대신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 등을 이용해 결제하는 방식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바일기기를 이용할 때 간편 결제서비스(카드 정보를 모바일에 저장해두고 비밀번호ㆍ지문인식 등 간편인증수단을 이용하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비중도 증가 추세다. 2019년 1분기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 이용 비중은 34.2%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4분기 41.5%까지 확대됐다. 

대면·비대면 결제 비중 변화.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 카드사 대신 핀테크 기업의 서비스를 찾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핀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비중은 61.7%로, 카드사 간편결제서비스 이용률(38.7%)을 크게 앞섰다. 핀테크 지급결제서비스 이용 비중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9년 1분기(53.4%)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신용카드 소비유형을 분석한 결과 전자상거래(24.2%), 자동차(20.6%), 가구·가전(6.3%) 업종의 사용 규모는 커졌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은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여행(-66%)업을 비롯, 교육(-17.1%), 음식점(-14.3%)에서의 사용은 크게 줄었다. 
 
지역별 신용카드 사용 규모는 수도권(5.4%)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수도권은 온라인 쇼핑몰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 대부분이 있어 사용 규모가 늘었지만, 나머지 지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줄면서 사용 규모가 감소세를 나타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