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년차 이민호의 당찬 꿈 “올핸 한국시리즈 선발”

중앙일보

입력 2021.03.16 00:03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LG 트윈스의 차세대 에이스 이민호. 그는 올 시즌 한국시리즈 선발등판을 꿈꾼다. [뉴시스]

데뷔 첫해 가을야구 선발 등판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이민호(20)가 한국시리즈(KS) 선발투수를 꿈꾼다.
 
지난해 LG는 정규시즌 2위 경쟁을 벌이다가 막판 부진으로 결국 4위에 그쳤다. 그래도 희망을 봤다. 젊은 투수진이 성장한 걸 확인했다. 그중에서도 신인 이민호의 활약은 괄목할 만하다. 당당하게 개막 엔트리에 들더니 한 달도 안 돼 선발까지 차지했다. LG는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정찬헌과 이민호를 묶어 열흘에 한 번씩 등판시켰다.

데뷔 첫 해 20경기 나와 4승 4패
작년 포스트시즌서도 깜짝 선발
“올해 목표는 144이닝 채우는 것”

성공적이었다. 20경기(선발 16경기)에서 97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4승 4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정찬헌이 19경기에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3.51였다. LG로서는 ‘1+1’ 전략으로 3점대 10승 투수 한 명을 얻은 셈이다. 이민호는 소형준(KT 위즈)에 이어 신인왕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올 시즌 이민호는 홀로서기에 도전한다. 류지현 LG 감독은 “상황을 봐야겠지만, 정찬헌과 이민호 둘 다 등판 간격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짜 선발’로 거듭나는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민호는 “5~6일 간격으로 등판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와 정찬헌, 임찬규 등 선발투수 선배들에게 노하우를 많이 물어보고 연구했다. 특히 찬헌 선배는 번갈아 던지다 보니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또 “연습경기 첫 등판(1이닝 2실점) 때 함께 선발로 나선 소형준을 의식해서 힘이 들어갔던 건 아니다. 라이브 피칭이 한 번뿐이어서 경기할 준비가 덜 됐다. 연습 경기일 뿐이다. 구속(최고 시속 147㎞)이 잘 나와 걱정 없다”고 강조했다.


이민호가 세운 올해 과제는 변화구 연마다. 그는 “투수코치님들과 매일 야간훈련을 했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연습한다. 커브는 회전수를 늘리고 있다. 체인지업은 지난 시즌 딱 한 개 던졌다. 여러 그립을 시험하며 편한 걸 찾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솔직함과 당당함도 매력이다. 그는 “포수인 (유)강남 선배 사인을 다 따라가지는 않는다. 자신 있게 던지고 싶은 공은 얘기한다. 그래도 생각이 90% 이상 같았다”고 전했다.
 
박주홍, 김휘집(이상 키움 히어로즈) 등은 한 인터뷰에서 “프로 동기인 이민호와 승부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는 봤다. 솔직히 키움전에서 주홍이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이정후, 박병호 선배 등 강타자가 많다. 그 친구들한테 맞으면 놀림당한다. 양보는 없다”고 맞받았다.
 
지난해 이민호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3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3실점)에 선발 등판했다. LG 구단 창단 30년 만에 고졸 신인이 포스트시즌 선발로 나선 건 처음이다. 그는 “시리즈가 5경기인데 3경기 만에 끝나 더 짧게 느껴졌다”며 아쉬워했다.
 
이민호는 어린 시절 야구가 좋아 한 달에 네댓 번 잠실구장을 찾았던 ‘베이스볼 키드’다. 올해 목표는 두 가지. 정규시즌에서는 규정이닝을 채우는 것, 그리고 한국시리즈에 선발로 나서는 거다. 그는 “최소 과제가 130이닝이고,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우고 싶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등판 때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했다. 어릴 때부터 한국시리즈 선발투수가 꿈이었다. 꼭 이루고 싶고, 올해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