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은 14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시범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3.00이다. 시범경기 데뷔전인 8일 LA 다저스전과 비교하면 고무적이다. 양현종은 다저스전에서 1이닝 동안 공 21개를 던졌고 2피안타 1실점 했다. 엿새 만의 두 번째 등판에선 제구와 구위 모두 좋았다. 아웃 카운트는 3개 더 잡았는데, 투구 수는 20개로 하나 줄었다.
두 번째 시범경기 밀워키전 호투
2이닝 안타 1개 맞고 탈삼진 3개
감독 “양, 다음 경기 3이닝 투구”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경기 후 현지 화상 인터뷰에서 “양현종이 안정감 있게 좋은 투구를 했다. 특히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로 삼진 3개를 잡아낸 게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현종이 지금까지 아주 잘 던지고 있다. 앞으로 더욱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MLB 시범경기는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정규시즌 개막(다음 달 1일)에 앞서 감독은 서서히 25인 로스터를 추린다. MLB닷컴은 “텍사스 1~3선발은 카일 깁슨, 아리하라 고헤이, 마이크 폴티네비치로 확정됐다”고 전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일단 양현종을 선발이 아닌 롱 릴리프(여러 이닝을 던지는 불펜 투수)로 고려하고 있다.
우드워드 감독은 “선발 투수가 오래 던지지 못하는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많은 이닝을 맡아주는 역할이 양현종에게 적합한 것 같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많이 던지긴 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어떤 역할이든 해낼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남은 일정을 차질 없이 마친다면 양현종에게는 기회의 문이 열려 있다.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MLB 공인구 적응과 투구 밸런스, 타자와 승부 모두 좋아지는 게 느껴져 긍정적이다. 아직 몸 밸런스가 100%는 아니지만,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모든 공이 첫 등판 때보다 좋아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한국보다 힘 있는 타자가 많은 리그라 커브를 더 확실하게, 자주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이닝도 늘려가고 싶다”고 바랐다. 우드워드 감독은 “양현종이 다음 경기에선 3이닝을 소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