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예상치 못한 암초가 등장했다. 이재영, 다영 자매에게 ‘학폭(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나타났다. 배구 실력과 인기 이면에 감춰졌던 쌍둥이 자매의 어두운 민낯이 드러났다. 파장은 순식간에 배구계를 넘어 다른 스포츠와 연예계로 번졌다. ‘학폭 미투’가 이어진 것이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삼각 편대의 두 축인 자매는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한 시즌도 버티지 못한 이름뿐인 ‘편대’였던 셈이다.
정규시즌 우승, 챔프전 직행
2위 흥국생명 패배로 자동 확정
공격 삼각편대의 역할 황금분할
탄탄한 팀워크로 통합우승 도전
‘황금 분할’이었다. 외국인 선수인 러츠가 팀 공격의 40.5%를 점유했다. GS칼텍스에 두 시즌째 몸담은 러츠가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올 시즌 29경기에서 854점을 올려, 지난 시즌(27경기 678점)보다 더 많이 활약했다.
올 시즌 서브 리시브 톱10을 보면 이소영이 5위, 강소휘가 8위로 이름을 올렸다. 리베로 한다혜(4위)와 함께 한 팀에서만 3명이 톱10에 포함됐다. 강소휘가 “우리 팀은 공격 성공률, 서브 리시브 모두 1위”라고 자랑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뿐만 아니다. 이소영은 주장으로서 팀을 하나로 묶는 데 앞장섰다. 그의 별명인 ‘소영 선배’에는 팀원들이 의지할 수 있는 존재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실제로 GS칼텍스는 선수들 간 케미스트리가 유난히 끈끈하다. 힘겨운 시절을 보낸 김유리(30)가 시즌 중간 수훈 선수로 뽑혀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자, 이를 지켜보던 동료 전원이 함께 눈시울을 붉힌 에피소드도 유명하다.
남다른 팀 워크는 코트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발목 수술로 이탈한 주전 센터 한수지의 공백을 문명화, 김유리, 문지윤 등이 훌륭하게 메웠다. 이소영, 강소휘 등 주전 레프트가 지치면 유서연이 코트에 나서서 제 몫을 했다. 누군가 부상으로 빠지면 대체 선수가 분전하는 선순환이 시즌 내내 이어졌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팀 전체가 지난 시즌보다 강해졌다. 주전은 한 단계 더 도약했고, 웜업존의 선수들도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뿌듯해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