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은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종합비타민 시장 규모는 지난해 4295억원으로 2016년(3583억원)보다 약 20% 증가했다.
VB 함량 많은 종합비타민 인기
활성형 티아민이 체내 흡수 잘돼
강남형, 두뇌활동 돕는 성분 많아
약사형, VB·보조성분 배합 뛰어나
오인석 대한약사회 학술이사는 “비타민은 인체에서 저절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 등으로 섭취해야 한다”며 “지난해 코로나19로 면역력을 높이려는 사람이 늘면서 판매량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내 소비자들은 어떤 비타민 제품을 선호할까.
종합비타민을 선택할 때는 티아민(비타민 B1)이 ‘활성형’인지 확인하는 게 포인트다. 비타민B는 기본적으로 수용성이다. 인체에 들어오면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 때문에 티아민염산염이나 티아민질산염 등 ‘비활성형’은 고용량을 복용해도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활성형 티아민은 지방(기름)에 잘 녹아들도록 구조를 개선했다. 오성곤 성균관대 약학과 겸임교수는 “다른 영양분이 에너지를 만들도록 도와주는 비타민B는 섭취해도 인체에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활성형 비타민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에서 많이 팔린 5개 종합비타민은 모두 활성형이다. 이 가운데 티아민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유한양행의 ‘메가트루’와 GC녹십자의 ‘비맥스’다(100㎎). 티아민 성분은 다시 벤포티아민과 푸르설티아민으로 나뉜다. 같은 티아민이지만 큰 차이가 있다. 푸르설티아민은 혈액뇌장벽을 통과하고, 벤포티아민은 이를 통과하지 못한다.
이론적으로 푸르설티아민은 뇌까지 티아민을 공급한다. 따라서 두뇌를 많이 쓰는 수험생이라면 뇌까지 티아민을 공급하는 푸르설티이민을 복용할 경우 효과적일 수 있다. 이른바 ‘대치동 비타민’ ‘강남 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 제품엔 푸르설티아민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일동제약의 ‘아로나민’과 엑세라민이 각각 50㎎의 푸르설티아민을 함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육체적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이라면 벤포티아민 함량이 높은 제품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같은 용량을 복용해도 뇌 대신 다른 인체에 티아민을 더 공급할 수 있어서다. 메가트루나 종근당의 ‘벤포벨’ 등은 벤포티아민 함량이 많은 제품이다.
예컨대 메가트루와 벤포벨은 비타민 B2 함량(100㎎)이 가장 많다. 우유·버섯 등에 함유된 비타민 B2가 부족하면 혀의 염증이나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비해 엑세라민과 비맥스, 대웅제약 ‘임팩타민’은 비타민 B3·B5가 상대적으로 많은 제품이다. B3가 부족하면 현기증을 유발하고, B5가 부족하면 수면 장애가 올 수 있다.
일부 고용량 비타민 제품은 비타민D도 포함한다. 면역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비타민D는 뼈를 강화하거나 세포가 성장하는데 영향을 준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93%는 비타민D 결핍 상태다(2018년 기준). 엑세라민·비맥스·메가트루·벤포벨은 각각 비타민D 1000IU를 함유했다.
종합비타민과 별도로 비타민C나 비타민D 제품을 별도로 섭취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비타민C·D를 함유한 고함량 비타민 제품을 먹으면 별도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한편 비맥스·메가트루·벤포벨 등 3종은 우르소데옥시콜산도 함유했다(15~30㎎). 대웅제약 ‘우루사’의 주성분으로 유명한데, 담즙 분비를 촉진하고 간세포를 보호한다. 피로 회복과 간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면 고려할만하다. 오인석 학술이사는 “비타민은 함량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며 “무조건 비타민을 먹는 대신 개인의 건강 상태나 질병, 기존 투약 여부를 고려해 약사의 조언에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