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차규근 본부장 측 변호인 등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지난 5일 차 본부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앞서 “차 본부장의 구속이 불필요하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오대석 수원지법 영장전담 판사에게 제출했다. 탄원서 등을 검토한 오 판사는 6일 새벽 2시쯤 차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엄격한 적법절차 준수의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사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현재까지의 수사과정에서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유를 댔다.
탄원서 낸 다음날 영장 기각돼
윤석열 징계위 참석했던 안진 등
추천위 비당연직 3명 편향성 논란
“김학의 출금 뭉갤 인사 추천 우려”
박 전 장관이 탄원서를 제출한 것을 법조계에서는 “전직 법무부 장관이 적법절차가 문제된 사안에서 탄원서를 제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박 전 장관은 탄원서 제출 경위 등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법무부가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박 전 장관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그러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지검장은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다.
법무부는 후보추천위원 9명 가운데 비당연직 위원(4명)으로 박 전 장관 외에도 길태기 전 법무부 차관,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손원제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을 위촉했다. 안 교수는 지난해 말 열린 윤석열 전 총장 검사징계위원회에 외부위원으로 참석했다. 손 논설위원은 한겨레신문 칼럼에서 “정권 수사만이 정의인 양 강변하는 것이야말로 윤 총장이 법률가 아닌 정치인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유진·강광우·박현주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