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메날두 빠진 챔스리그

중앙일보

입력 2021.03.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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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시대가 마침내 저무는가.”
 
영국 데일리 메일은 11일(한국시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결과를 전하며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수퍼스타 메시(34·바르셀로나)와 호날두(37·유벤투스)가 부진을 면치 못해서다.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도 나란히 탈락했다. 메시와 호날두가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동시에 탈락한 건 2004~05시즌 이후 16년 만이다. 그동안 둘 중 적어도 한 명은 8강 이상 올랐다.

16강서 PSG·포르투에 각각 패배
메시·호날두 팀 이적설도 커져
음바페·홀란 차세대로 주목받아

바르셀로나는 이날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0~21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파리 생제르맹(PSG)과 1-1로 비겼다. 홈 1차전에서 1-4로 졌던 바르셀로나는 1, 2차전 합계 2-5로 뒤져 8강에 오르지 못했다. 바르셀로나가 8강에 진출하지 못한 건 2006~07시즌 이후 13시즌 만이다.
 
메시는 팀이 0-1로 뒤진 전반 37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전반 추가 시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결승골 기회를 놓쳤다. 상대 골키퍼 나바스에 막혔다. 메시가 챔피언스리그에서 페널티킥을 놓친 건 2015년 2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전 이후 처음이다. 영국 기브미 스포츠는 “메시가 황혼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해결사 모습을 잃은 메시는 바르셀로나를 떠날 가능성이 커졌다. 그의 계약 기간은 올 시즌까지다. 로날드 쿠만 바르셀로나 감독은 “거취는 메시 스스로 선택할 일”이라며 붙잡지 않는 모습이었다.
 

호날두

앞서 10일에는 유벤투스가 포르투(포르투갈)에 무릎을 꿇었다. 유벤투스는 이날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연장 끝에 3-2로 이겼다. 하지만 원정 1차전에서 1-2로 져, 1, 2차전 합계 4-4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포르투에 밀렸다. 에이스 호날두는 1, 2차전 두 경기 모두 무득점에 그쳤다.


유벤투스가 2018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던 호날두를 영입한 건 구단 숙원인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을 위해서다. 호날두는 레알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네 차례 들어 올렸다. 유벤투스가 유럽 정상에 선 건 25년 전인 1995~96시즌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호날두는 올 시즌까지 3연속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중도 탈락했다.
 
특히 2차전에서는 후반 9분 포르투 메디 타레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수적 우위에 선 유벤투스가 공격을 주도했지만, 호날두는 번번이 골 찬스를 놓쳤다. 이탈리아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호날두에게 배신당했다”고 비판했다. 포르투갈 출신인 호날두가 포르투를 맞아 부진한 걸 비꼬았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재앙”이라고 부진했던 호날두에게 책임을 물었다. 팬들도 “용서할 수 없다. 팀을 떠나라”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호날두의 계약 기간은 내년 6월까지다.
 
데일리 메일은 “메시와 호날두는 지난 15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를 지배한 스타들이다. 하지만 나이를 이길 순 없었다”고 지적했다. 둘을 대신할 차세대 공격수로 킬리안 음바페(23·PSG)와 엘링 홀란(21·도르트문트)을 꼽았다.
 
음바페는 이번에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4골을 기록했다. 이 대회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 시즌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또 메시 기록(22세 286일)을 깨고 22세 80일로 최연소 챔피언스리그 25골을 달성했다. 홀란은 10골로 올 시즌 대회 득점 1위다. 또 챔피언스리그에서 6경기 연속으로 득점한 최연소(20세 231일) 선수, 21세 이하 역대 최다 득점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음바페(21세 355일)나 메시(22세 266일)의 20골보다도 페이스가 빨랐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