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기존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축소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부산 공장의 생산물량이 전년 대비 줄어들었으니 생산라인을 낮에만 가동하자는 취지다. 노조는 천막 농성을 벌이며 경영진 제안에 반발하고 있다.
'1교대 근무' 전환 놓고 노사 갈등
하루 전인 지난 9일에도 르노삼성은 노사 대표가 참여하는 고용안정위원회와 2020년도 임단협 8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소득 없이 협상을 마쳤다. 르노삼성 사측은 최근 노조에 “오는 15일부터 주야 2교대 근무를 주간 1교대로 전환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1교대는 일반적인 완성차 공장처럼 주간과 야간의 '8시간 근무, 2개 조'로 분리 운영하지 않고 주간조 1개만 근무하는 시스템이다. 원래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 45분까지 근무하는 주간조와, 오후 3시 45분부터 밤 12시 30분까지 일하는 야간조로 운영돼왔다.
자동차 업계에선 르노삼성 사측의 이번 제안을 일종의 압박책으로 판단하고 있다. '1교대'라는 제도 자체가 공장 폐쇄 직전에나 선택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한국GM의 옛 군산공장이 2018년 철수 직전까지 1교대로만 운영됐다. 르노삼성은 이번 조치에 대해 “생산물량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의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지난해 생산량은 2019년보다 34.5% 줄어든 11만2171대에 그쳤다. 회사에 따르면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적은 수치다.
노조 천막 농성 "적자 책임 떠넘겨"
금속노조 르노삼성차지회는 "희망퇴직으로 이미 수많은 동료를 퇴사하게 했다.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직원에게만 떠넘겨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번 주부터는 부산공장 내 천막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달 쟁의행위 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얻었기 때문에 르노삼성 노조는 언제든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