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가 10일 3월말부터 울산 1공장에서 양산하는 아이오닉5에 투입할 생산 인원수(맨아워·Man Hour)에 합의했다. 하지만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수가 확 줄어 생산인력도 줄어들지만, 현대차 노사는 기존 인력을 거의 그대로 배치하기로 해 생산성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 노사, 100명 전환배치 합의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사의 이번 합의는 전기차 공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기존 인력을 그대로 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분석한다. 전환배치한 인력 100명도 1공장 내에서 근무한다. 더구나 현대차 노사는 이번에 울산 1공장의 시간당 생산량(UPH, Unit per Hour)을 3% 낮췄다. 지난해 코나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BEV)를 혼류 생산한 1공장은 1시간에 95대의 차량을 만들어 냈다. 그런데 올해 아이오닉5와 코나 내연기관·하이브리드로 설비를 바꾸고 92대를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이중 아이오닉5 라인의 시간당 생산 대수는 27대로 한 달에 약 9000대를 생산한다. 3월말부터 연말까지 9개월간 올해 목표인 7만2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차 부품 30% 줄어, 일감도 그만큼 줄어
이처럼 조립 공정이 감소하는데도 인원 조정이 소폭에 그친 것은 일자리 감소를 주장하는 노조의 의사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노사는 그동안 전기차 조립라인의 투입 인력수를 두고 마찰을 빚었다. 울산공장 일부 조합원은 지난 1월 일감 축소 우려에 반발해 한때 아이오닉5 테스트 차량 생산라인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차 노사는 고용안정위원회를 통해 전기차 전환에 따른 일감 감소에 대비해 정년퇴직자를 대체할 새로운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약 20%의 인원을 감축하기로 한 상태다.
일자리 줄어 사회적 대안 마련해야
전기차 생산과정에서 내연기관 차량보다 고용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 생산 공정에 맞는 인력을 투입해야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살아진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타격"이라며 "전기차 전환과 고용 인원, 부품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사회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