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의 진압으로 희생자가 다수 발생한 만달레이 거주 미얀마인 텟은 6일(현지시간) 중앙일보에 전날 마궤 지역에서 벌어진 '백색테러' 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7세 소년이 잔혹하게 살해됐다는 내용을 관련 자료와 함께 전하면서다.
반군부 인사 찾아가 일가족 찔러 2명 피살
"미얀마 군 10대 청소년에 머리 조준 사격"
생존자들이 현지 매체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목공소 앞에서 피해자들을 기다리다가 갑자기 공격했다고 한다. 트웨이의 아들은 “그들은 흉기와 무기를 준비해놓고 우리를 기다렸다가 공격했다“며 “‘저들을 죽이면 우린 뭐든지 할 수 있다, 모두 죽여라’라고 소리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도망가야했기에 아버지를 구할 수도 없었다”면서 숨진 친척에 대해 “너무 어린 아이”라고 말했다.
양곤에 거주하는 미얀마인 킨은 6일 중앙일보에 “매일 밤 인터넷이 끊기고, 대낮 거리에서도 군부의 통제가 심각하다”며 “군은 전쟁용 무기를 쓰는데, 시민들은 무기 없이 전쟁 중인 것이나 마찬가지”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도청이 우려된다”며 기자에게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화를 걸었다. 또 다른 양곤 시민은 자신의 아버지가 일감을 찾던 중 길에서 체포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기자에게 전송하며 “시위도 하지 않았고, 아무 이유도 없는데 교도소로 끌고 갔다”고 분노했다.
10대 희생자 키알 신 묘지 시멘트로 덮여
시위 도중 체포된 이들도 성치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3일 양곤에서 시위 도중 체포된 18세 소년 윈 칸트 마웅은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상처와 멍으로 덮여 돌아왔다. 윈의 어머니는 “얼굴도, 어디도 만질 수 없다”며 “내 아들은 무기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며 흐느꼈다.
엠네스티 “군부 잔혹성 늘고 있어”
미얀마 시민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군의 진압으로 사망한 48명 중 절반이 25세 미만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0세 미만 사망자 수는 이들 가운데 17명이었다. 유엔아동기금 (UNICEF)도 3일 벌어진 진압에서 14~17세 사이의 청소년 다수가 사망했으며 최소 4명의 어린이가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