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 찾은 박범계…윤석열 정계 진출설에 “답할 사안 아닌 듯”

중앙일보

입력 2021.03.05 14:11

수정 2021.03.0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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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와 정계 진출설에 대해 “답할 사안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이 “직을 걸겠다”면서 반대했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대해서도 “검사들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이라고 했다.

 

정계 진출설 직접적 언급은 피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5일 광주지검·고검 평검사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광역시를 찾았다. 프리랜서 장정필

 
박 장관은 이날 광주지검·고검 앞에서 진행된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현직 총장이 직을 그만둔 직후 정계에 진출하는 것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제가 답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광주지검과 고검 평검사들과 간담회를 갖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윤 전 총장의 사의 표명에 대한 생각을 묻자 박 장관은 “임기를 지켜주면 좋았을 텐데 불과 4개월을 남겨놓고 사표를 내서 안타까운 마음이 매우 크다”고 답했다.

5일 광주지검·고검 평검사 간담회 앞두고 광주 찾아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대검찰청 앞에서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중앙일보 등 언론 인터뷰(2~3일)에서 “역사의 후퇴다”,“직을 걸겠다”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반발해왔다. 윤 전 총장이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 이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헌법이 부여한 저의 마지막 책무를 이행하려고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사실상 ‘정계 출사표’란 관측이 우세하다. 사의 표명 직후 박 장관은 “안타까운 마음”이란 입장을 내놓은 데 이어 이날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5일 광주지검·고검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사퇴 직후 평검사 간담회 귀추

 
박 장관의 '광주 회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수청' 설치 반대를 이유로 검찰총장이 사의 표명한 직후 열리는 평검사와의 간담회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의 사퇴뿐만 아니라 중수청 설치 등에 관한 언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간담회는 비공개로 열린다.
 
박 장관은 중수청 설치를 놓고 예상되는 검찰 내부 반발을 의식한 듯 “평검사 간담회에서 검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저 역시 의견을 피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검찰 개혁 특위에서도 국민의 공감을 얻는 것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검찰 구성원들의 의견도 들어보겠다고 했기 때문에 검사들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검사들과 나눌 주요 의제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지목했다. 박 장관은 “중수청 설치보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수사권 개혁에 따른 (수사권 조정안) 제도 안착이 중요하다”며 “2달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검·경간의 이첩이나 보완수사 관계 등 현실이 어떤지 들어보고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