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프랜차이즈 ‘우후죽순’ 7000개 돌파…5년만 최대 증가

중앙일보

입력 2021.03.04 12:00

수정 2021.03.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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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가 5년 만에 최대로 늘어 처음 7000개를 돌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프랜차이즈 과열 현상은 오히려 더 심해졌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가맹산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가맹본부 수는 5602개, 브랜드 수는 7094개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8.3%, 11.7% 각각 늘었다. 가맹본부 수는 2017년(8.3%) 이후 3년 만에, 브랜드 수는 2015년(13%)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치킨 브랜드만 477개, 다음은 커피ㆍ피자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2015년 이후 통계를 보면 가맹본부, 브랜드 수는 쉬지 않고 늘고 있다. 2015년 3910개였던 본부 수는 5년 사이 43.3% 불었다. 브랜드 수도 2015년 4844개에서 5년 만에 46.4% 증가했다.
 

지난 1일 서울 명동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산하다. 뉴스1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로 자영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프랜차이즈본부, 브랜드 창업 열풍은 오히려 더 뜨거웠다. 가맹본부도 많이 생겨났고, 기존 본부에서 새로운 브랜드도 많이 출시했다. 전성복 공정위 가맹거래과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가맹본부 측의 창업 노력이 활발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지난해 외식(12.8%) 브랜드 수가 가장 많이 늘었다. 다음 도소매(12.2%), 서비스(7.3%) 순이었다.  


코로나19 한파를 뚫고 여러 프랜차이즈는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사실 ‘속 빈 강정’이다. 가맹점 수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고, 점포당 매출은 역으로 줄고 있어서다. 지난해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아 2019년 수치로 가늠할 수 있는 현실이다.  
 
2019년 가맹점 수는 25만8889개로 전년 대비 1.9% 소폭 증가했다. 2016년(5.5%), 2017년(5.4%), 2018년(4.3%)에 이어 늘고는 있지만 상승률은 점차 낮아지는 중이다.  
 
외식업종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은 2019년 기준 점포당 3억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0.3% 줄었다. 서비스업 점포당 매출은 1억3000만원으로 1년 사이 7.7% 급감했다. 도소매업 평균 매출은 5억6000만원으로 역시 0.4%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한파가 이어진 터라 가맹점 실적은 더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공정거래위원회. 사진 뉴시스

2019년을 기준으로 가맹 브랜드 수에서 가장 큰 비중(85.1%)을 차지하는 건 외식업이다. 그 중에서도 치킨 브랜드가 477개로 제일 많았다. 다음 커피(390개), 피자(156개), 제과제빵(155개) 순서다. 치킨이 ‘부동의 강자’지만 최근 많이 늘고 있는 건 한식·피자 프랜차이즈다. 두 업종 모두 전년 대비 브랜드 수가 20.9%로 가장 많이 늘었다. 커피(15.4%), 치킨(8.9%)이 뒤를 이었고 제과제빵(-2.5%)은 오히려 줄었다.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은 포화 상태로 부실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공정위 조사 결과를 보면 가맹점 수 100개 이상인 브랜드는 전체에서 5.7%에 불과했다. 가맹점 수가 10개 미만인 영세 브랜드가 65.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기에 전체 브랜드 중 63.7%는 직영점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측은 “모방 브랜드로 인한 가맹점주의 피해를 방지하고 사업 모델을 사전에 검증한 후 가맹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가맹사업 전 직영점 운영을 의무화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달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