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권력 뺏기지 않으려 할 것”
그럼에도 신중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비트코인이 투자자산을 넘어 화폐 역할을 넘본다면, 발권력을 유지하려는 정부가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며 “어떤 정부도 ‘미국 달러화가 있고 비트코인은 컴퓨터 안에 있지만 원한다면 비트코인을 써도 괜찮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저스 회장은 또 주식과 채권시장에 거품이 끼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 시장에 많은 돈이 흘러 들어갔지만 이 상황이 당장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주식시장이 아직 본격적인 버블 상태에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의 유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반면 채권에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최근 국채 금리가 급등(채권값 하락)하는 등 채권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그는 “채권이 역사상 이렇게 비쌌던 적이 없다”며 “채권은 확실히 거품이 끼어있으며 당분간 어떤 채권도 소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저스 회장은 금과 은 가격의 상승세를 예측했다. 그는 “법정 화폐가 신뢰를 잃을 때마다 사람들은 금과 은을 샀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금과 은을 더 사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첫 비트코인 ETF 나올까
지금까지 미국 금융 당국은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이 심하다는 이유로 비트코인 ETF를 허가하지 않았지만 뉴욕멜론은행 등 기관 투자자들이 잇따라 비트코인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허가를 해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특히 SEC 위원장으로 내정된 게리 젠슬러가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런 기대감에도 젠슬러 내정자는 지난 2일 미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암호화폐 사기를 근절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암호화폐 옹호론자임에도 암호화폐 사기를 근절 의지를 시사한 것은 암호화폐 생태계를 보다 깨끗하게 하고자 하는 뜻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