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투자은행(IB)이 비트코인 관련 금융상품 출시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쏜 곳은 골드만삭스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암호화폐 거래를 전담하는 부서인 ‘암호화폐 데스크’를 다시 설치하기로 했다. 암호화폐 데스크는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업무를 시작한 뒤 비트코인 선물 거래 등 암호화폐 관련 금융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던 2018년 암호화폐 데스크를 설치했지만, 그 해에 암호화폐의 가격이 폭락한 뒤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자 운영을 중단했다. 그러다 최근 암호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개당 6만 달러(약 6700만원)를 돌파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커지자 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진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코인데스크 재설치는) 디지털 자산 분야의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을 겨냥한 골드만삭스의 대응”이라며 “비트코인의 작동 원리인 블록체인 기술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프로젝트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금융계의 호의적 평가도 나오기 시작했다. 씨티그룹은 1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변곡점에 선 비트코인')에서 “최근 발전 양상을 볼 때 비트코인이 주류 화폐로 인정받는 것과 투기성 붕괴 사이의 변곡점에 있다”며 “주류로 인정받으려면 몇 가지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경을 초월할 수 있게 설계된 비트코인의 속성을 감안할 때 (주류 금융자산이 될 경우) 각국의 비트코인 접근성이 높아지며 미래에는 국제 무역의 통화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FT 등의 지적에도 씨티그룹의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급등했다. 미국 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의 거래가는 24시간 전보다 7.7%가량 크게 오른 5만76달러(약 5600만원)까지 올랐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