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성비는 통계청이 판단하는 출생성비 정상범위(103~107명)의 거의 한 가운데다. 성비에 대한 선호 없이 수정된 아이를 그대로 자연스럽게 낳았을 때 나타나는 성비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출생성비는 2007년에 106.2로 처음으로 정상범위로 들어왔고 이후 점차 정상범위의 한가운데로 수렴해왔다.
90년 여아 100명당 남아 116.5명
작년엔 남아 104.9명으로 떨어져
2029년엔 ‘여초사회’ 시작 예측
보통 셋째 아이 이상은 이른바 ‘대를 잇기 위해’ 남자아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첫째와 둘째 모두 딸을 낳은 부모가 임신 초기 불법 성감별을 통해 아들인 경우만 낳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실제 1993년의 셋째 아이 이상 출생성비는 209.7명을 기록했다. 여아 100명당 남아가 200명을 넘어설 만큼 성비 불균형이 심각했지만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전체 출생성비와 셋째 아이 이상 출생 성비가 정상범위에서 거의 일치하는 것은 과거부터 뿌리 깊이 박혀있던 남아선호 사상이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계청은 2018년에 내놓은 2017∼2047년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2029년에 여초(女超) 사회가 시작된다고 예측했다. 남아선호 분위기가 사라지고, 평균 수명에서 남성이 6년 안팎 더 짧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성 100명당 남성의 인구수를 뜻하는 ‘성비’는 2029년에 처음으로 99.9명을 기록, 100명을 밑돌 전망이다. 이후 성비는 2047년(98.3명)까지 단 한 해도 빠짐없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