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명만이 아니라, 강한 인상과 경상도(울산)식 억양, 흥분하면 높아지는 목소리 탓에, 차 감독은 '거칠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오해다. 차 감독은 섬세하다. 선수 시절 레프트 공격수였는데, 공격보다 수비에 강점이 있었다. 취미도 낚시다.
차 감독은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낸다. 세터 안혜진은 "감독님을 '저기요'라고 부른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선수들이 장난으로 반말 섞어 말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차 감독은 여고팀을 이끈 경험도 있다. 구단 공식 동영상 계정 조회수(52만) 2위는 강소휘가 경기를 앞두고 차 감독 흰머리를 뽑는 동영상이다. 차 감독은 "일각에서 '오버하는 거 아니냐'고도 하는데, 그게 있는 그대로의 우리 팀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GS칼텍스가 '하하호호'만 하는 팀은 아니다. 훈련 강도 세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팀이다. 경기 청평의 체육관에 코트가 2개 있다. 차 감독이 구단에 요청한 건데, 여러 선수가 대기하는 시간을 줄여 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차 감독은 "같은 시간에 더 집중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 남의 집(강남대 체육관)을 빌려쓰던 시절에 비하면 환경이 아주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가 지난달 28일 올 시즌 처음 선두로 올라섰다. 넉 달간 1위였던 흥국생명을 맞대결에서 꺾고 2위로 밀어냈다. 남은 3경기 결과에 따라 08~09시즌 이후 12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기대한다. 차상현 감독과 선수들이 함께 만든 성과다. 타노스와는 달리, 파괴가 아닌 (팀워크) 창조의 아이콘 차노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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