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은행은 졸업생들의 교복을 기증받아 신입생이나 재학생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교복 물려주기' 사업이다. 경기도에서는 시민단체 등이 교육지원청과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18곳의 교복 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상설 판매장을 갖춘 곳도 있지만, 대부분이 봄·가을 등 새 학기를 앞두고 대대적인 판매 행사를 한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로 행사를 취소·연기하는 곳이 늘면서 교육지원청과 지자체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여분 교복 마련하려 교복 은행 찾아
학부모 김모씨(49·수원시 거주)는 "교복을 매일 빨 수 없으니 셔츠 등 여분 교복이 꼭 필요한데 가격이 만만치 않고 같은 학교 학생이 아니면 물려 입을 수도 없어서 수소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복 은행은 지역 내 모든 학교에서 교복을 기증받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재킷은 1만원 대, 셔츠·바지·치마 등도 5000~1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상태가 양호한 교복 위주로 수선과 세탁을 해 판매하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 오 사무국장은 "전에는 신입생 학부모 등이 주로 찾아왔다면 올해는 온라인 수업으로 '확찐(체중이 늘어난)' 학생들이 늘어난 탓에 재학생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교복 은행도 비상
일부 교복 은행은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곧 접었다. 부천 YMCA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교복 수만 4300점인데 이를 전부 홈페이지에 올려 판매하기도 어렵고 대부분의 학부모가 직접 교복을 확인한 뒤 사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교복 기증은 주로 졸업식 이후 이뤄진다. 그런데 올해는 졸업식도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기증 물품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한다.
한 교복 은행 관계자는 "교복 판매 수익금은 전액 교복을 기증한 학교로 기부한다"며 "교복 기증에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