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서울선거 단일화 대진표 곧 윤곽…국민의힘과 安 기싸움

중앙일보

입력 2021.02.28 16:53

수정 2021.02.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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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오세훈 예비후보, 김 위원장, 나경원·조은희 예비후보. 뉴스1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 이번 주 시작된다. 먼저 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간의 단일화 최종 승자가 발표된다. 그 사흘 뒤면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경선 승자가 결정된다. 각각의 승자는 또 한 번 단일화 격돌을 거쳐 야권의 최종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다. 정치권은 이 단일화가 단순히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하는 것을 넘어, 궤멸 위기에 빠졌던 야권의 ‘부활 프로젝트’ 주도권 향방을 판가름 할 것으로 본다.
 

3월 18일, 단일화 1차 마지노선

레이스는 시작됐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간의 제3지대 단일화 결과가 우선 나온다. 27~28일 양일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1일 발표된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섰을 때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지”가 설문 조항이다. 지지율에서 앞서는 안 대표가 이길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지만, “결과는 까봐야 안다”는 반론도 있다.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 2월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NK디지털타워에서 열린 후보 단일화 2차토론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후보도 이번 주 결정된다. 국민의힘은 1일 후보 간 마지막 합동 토론회를 치른 뒤, 2~3일 진행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4일 최종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다. 설문조항은 각 후보의 동의를 받아 “4명 후보(호명은 무작위) 중 누구를 뽑는 게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로 결정됐다고 한다. 당내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기호순)이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민의힘과 제3지대의 최종 후보 선출이 임박함에 따라 야권 최종후보 선출을 위한 단일화 향방도 관심거리다. 정치권에선 후보 등록일인 오는 18일을 단일화 1차 마지노선으로 꼽는다. 이 시점을 넘어가면 ‘아름다운 단일화’는 물 건너 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단일화를 앞두고 토론회 횟수와 여론조사 문항,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가능성 등으로 인한 후보 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농후한 것도 사실이다. 이럴 경우 단일화가 지연되거나 최악의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샅바 싸움' 치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벌써 양측에선 기선제압용 샅바 싸움이 치열하다. 28일 자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4명을 불러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를 앞두고 야권에서 단일화 문제가 크게 대두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민의힘 후보가 반드시 단일화를 이룰 수 있고, 그렇게 해야 정권에 대한 견제 기능을 하라는 국민의 뜻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후보가 제3지대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는 당위성이 혼재된 표현이란 평가다.
 
반면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노량진 재개발 추진 지역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발언은) 본인의 정당 위주로 먼저 말씀하시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면서도 “제1야당 만으로 이기기 힘든 선거다. 모두 다 힘을 모아야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안 대표가 최종 단일화에서 승리할 경우 국민의힘으로의 입당, 또는 당 대 당 통합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안 대표의 단일 후보 선출을 전제로 “우리 당에 들어와 기호 2번을 달고 나가는 게 승리에 도움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안 대표 측은 “단일화 초기에 입장을 정확히 했다.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하지만, 야권 전체 단일 후보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했다”며 “기술적으론 기호 4번 후보가 된다”(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입장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각자 본인이 최종 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통치술은 국민 통합과 거리가 멀다. 이번 선거는 그 심판의 장이 돼야 한다”며 “제가 다시 뛰는 서울시를 만들고, 대한민국을 올바르게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뛰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민주당의 또 다른 서울 시대가 열린다면, ‘박원순 시정’을 결산하지 못하고 그 피해는 오롯이 시민의 몫이 될 것이다”며 “국민의힘이 모든 역량을 결집해 골리앗과의 싸움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