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와 주북 대사관은 “(코로나19 여파로) 1년 이상 국경이 닫혀있고, 여객 운송이 중단돼 (외교관 가족의) 귀국하는 길이 길고 어려웠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해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우려해 러시아와의 국경을 닫고, 항공기와 기차 등 모든 운송 수단의 운항을 중단하자 근무를 마친 공관원들이 ‘걸어서’ 귀국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이들은 평양에서 34시간 동안 기차와 버스를 타고 함경북도 나선시까지 이동한 뒤 북한의 국경역인 두만강역에서 짐과 아이들을 태운 철길 수레를 1㎞ 이상 밀어 국경을 건넜다. 러시아 외교당국은 북한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스스로 수레에 짐을 싣고 국경을 넘었다고 전했다.
평양 근무했던 러시아 외교관 가족들과 밀차 끌고 귀국
부총리급 신임 중국 대사, 임명 열흘째 부임 확인 안돼
특별항공기 또는 신의주~단둥 거치는 육로 이동 가능성 커
이런 상황에서 이용남 신임 중국 대사의 이동 경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국경도 막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9일 이 신임 대사의 임명사실을 공개했지만, 현지 부임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안 원장은 “북한은 지난해 국경을 닫으면서 북·중 항공편 운항도 중단했다”며 “부총리를 지낸 대사의 이동이라면 특별항공기를 이용해 1시간 40분여 만에 중국에 갈 수 있겠지만, 최근 코로나 19에 대한 경계심을 부쩍 강조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육로로 이동했거나, 또는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접경도시인 평북 신의주로 이동한 뒤, 북ㆍ중을 잇는 조ㆍ중 우의교 또는 최근 완공된 신압록강 대교를 건너 단둥 또는 선양에서 중국 국내선 항공편이나 기차를 이용해 베이징으로 향하는 방법을 북한이 선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대사관 서기관 가족들 처럼 밀차를 이용하진 않더라도 이 대사의 ‘편안한’ 중국행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