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국내 813개 대기업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의 69.4%가 '수시채용'을 진행한다고 했다. 대기업 중에는 56.8%, 중소기업은 76.9%가 수시채용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기업들도 점차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공채보다는 수시채용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취업컨설턴트로 활동하는 구호석 가온누리에듀 대표는 "공채는 신입 직원을 뽑아 일을 가르쳐서 쓰는 방법이었다면, 현재 같은 상황에서 공채를 고수하기엔 기업의 리스크가 크다"며 "공채가 입사자의 자부심과 충성심을 키워주는 하나의 방법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 실리가 더 중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공채 기근'에…취준생들은 이중고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채 기근'으로 사회초년생의 취업 문이 더 좁아졌다는 경험담이 이어진다. 한 이용자는 "공채에선 신입 합격이 가능하지만, 수시 채용에서는 직무 경험이 있는 경력직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기업이 수시 채용 위주로 인력을 뽑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취준생이 받게 된다"며 "인원이 필요한 직무에 원하는 인재만 소수로 뽑다 보니 구직난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수시 채용 관련 팁이 활발하게 공유되는 추세다. "수시 채용은 무조건 지원서를 일찍 내는 게 유리하다. 사측에서 맘에 드는 지원자가 나오면 공지 없이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라거나 "수시채용 국면에선 '묻지마 지원'식으로 무조건 많이 넣어보는 것도 돌파 방법" 등이다.
수시 채용으로 한 대기업 계열사에 취직했다는 A(28)씨는 "수시 채용의 최대 단점은 '언제 채용 공고가 뜨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며 "관심 있는 분야와 회사의 채용 공고를 꾸준히 살펴봐야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펙보단 직무 경험 쌓아야"
구호석 대표는 "'직무 지식'과 '직무 역량'은 다르다"라며 "이제는 단순히 직무 지식보다는 직무를 줬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의지와 돌파 능력인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취업 시장에서는 변화에 따른 대처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현재처럼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손을 놓고 있기보다는, 작은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찾아서 경험을 쌓아 기업에 어필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