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상인 신속 검사 후 오일장 열었다
전남도와 영암군은 2만여명이 근무하는 대불 국가산업단지와 삼호조선소 등 근로자들의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신속 PCR 검사'를 도입했다. 최소 6시간 이상이 걸리는 일반 검사와는 달리 공장을 세우지 않고도 전수조사가 가능해서다. 영암에서는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동안 1만6000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1시간 30분…근무하면서도 결과 확인
'신속 PCR' 신호탄 쏜 경기 여주시
신속 PCR 검사는 경기도 여주시가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같은 해 10월 지역 중증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게 계기가 됐다. 입소한 장애인을 비롯해 종사자와 방문자, 가족 등까지 34명이 감염됐다. 확진자 중 상당수가 의사 표현이 어려운 장애인이어서 신속한 역학조사가 불가능한 데다 무증상 감염자까지 나왔다.
타 지역·기관 등서도 관심…전국 확산 조짐
신속 PCR 검사를 도입하면서 지난달 25일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오일장을 열기도 했다. 전체 상인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해 '음성'으로 확인되면 매장에 '코로나19안심존' 스티커를 붙이게 하는 방식이다. 이항진 여주시장은 "신속 PCR 검사는 무증상자를 조기 발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집단 감염을 신속하게 차단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코로나 1년, 경제의 봄을 맞이하자 : 방역과 경제활동 두 마리 토끼 잡기' 토론회의 발표자로 나서 신속 PCR 도입 사례를 설명했다. 참석 지자체 대부분이 여주시 사례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여주시 관계자는 "신속 PCR 검사가 기존 PCR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 시가 사용하는 신속 PCR 제품은 민감도와 특이도 모두 100%인 제품이라 기존 PCR 검사의 정확도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모란·김민욱 기자, 영암=진창일 기자 moran@joongang.co.kr
신속 PCR 검사란
신속 PCR 검사는 이런 PCR 검사의 단점을 해소했다. PCR 방식과 동일한 검사 방법을 쓰는데도 검사 결과는 1~2시간 만에 나온다.
검사 정확도도 기존 PCR 검사와 비슷한 편이다. 질병관리청이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긴급승인 및 정상승인을 받은 신속 PCR검사 시약들은 민감도(양성 환자 중 검사법으로 진단한 양성 정확도)와 특이도(정상인 중 검사법으로 진단한 정상 정확도)가 97% 이상이다. 기존 PCR 검사의 민감도는 98% 이상, 특이도는 100%다. 현재 국내에선 9개 제품이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고 이 중 1개는 정식허가도 받았다.
제품 가격마다 다르긴 하지만 건당 검사 비용도 2만9000원 정도로 기존 PCR 검사비(건당 6만2000원, 코로나19 초기는 16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영미권에선 신속 PCR 검사를 진단에 활용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주로 의료기관에서 응급선별용으로 쓴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13일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책임을 지고 허용하는 예산 아래 시범 사용이 가능하도록 조치하면서 여주시 등이 자체 도입했다.
최모란·이태윤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