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여의도에 플래그십 오픈
이날 미리 방문해 본 애플 여의도는 벽이 투명한 유리였다. 밖에서도 매장 안이 모두 들여다보였다. 매장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에어팟맥스 등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이 진열돼 있다. 매장 양쪽 끝에는 직원이 각종 기기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지니어스 바’가 조성됐다.
양쪽 벽면에는 무선 충전기 맥세이프와 액세서리 등이 진열돼 있었다. 이곳에선 117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애플은 애플 여의도에 이어 서울 중구 명동, 부산 해운대 등지에 애플스토어 3호, 4호점을 열 예정이다.
그간 애플은 한국 시장에 다소 소홀한 태도를 보였다. 전 세계 25개국에서 510여 개의 애플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은 일본 등 주변국보다 애플스토어 개점도 늦었다. 2018년 첫 매장을 연 후 후속 매장도 마련하지 않았다.
5G 갈아타기 수요 등 노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1위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의 휴대전화 보급률은 99%, 스마트폰 보유율은 93.1%다. 거의 전 국민이 이미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애플이 한국 시장을 부쩍 신경 쓰기 시작한 것은 5세대(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를 선보이면서다. 지난해 10월 아이폰12를 출시하면서 한국을 ‘1.5차 출시국’으로 분류했다. 그간 아이폰 신제품이 ‘1차 출시국’에 먼저 출시되고 나면 한 달 후에 한국에 나왔다. 하지만 1.5차 출시국으로 분류되면서 1차 출시국과 출시 시기가 1주일로 좁혀졌다. 지속해서 불만이 제기됐던 AS 강화 방안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5G 시장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5G 비중은 2019년 28%에서 올해 87%까지 높아질 예정이다. ‘갈아타기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라는 상징성도 작용한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면 재검토 소식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내 시장에서 10%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으면 삼성전자와 애플이 시장을 분할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디어드리 오브라이언 애플 리테일·인사담당 수석부사장은 “한국 고객들의 열정과 사랑은 애플 직원 모두에게 큰 영감을 불어 넣는다”며 “애플 가로수길 개장 이후 한국에서 두 배 이상 커진 규모로 더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어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