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는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의사에게 면허로 의료행위 독점권을 부여한다”며 “의사협회가 의사 외에는 숙련 간호사조차 주사 등 일체 의료행위를 못하는 점을 이용해 백신접종을 거부, 방역을 방해하겠다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동체 일원으로서 어기지 말아야 할 법이 있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의사협회에 대해 “안하무인 국민경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불법파업으로 의료체계 유지가 어려운 긴급한 경우에 간호사 등 일정자격보유자들로 하여금 임시로 예방주사나 검체채취 등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허용해 주는 법안을 서둘러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사, 총파업 예고 의협 비난
문 대통령 이어 ‘갈라치기’ 논란
의사들 사이에선 “이 지사가 의사-간호사 직역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이 지사가 ‘간호사 예방접종 허용’을 이야기했는데 이는 의료 직역 간 갈등 조장 행태로 당장 멈춰야 한다”며 "의료는 의료법, 국민건강보험법, 약사법에 따른 각 직역 간 업무 범위가 명확히 나눠져 있다. 의료법에 반하는 의사 대 간호사의 프레임을 통한 의료 직역 간 갈등 조장은 또 다른 사회적 부작용을 양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사-간호사 갈라치기 논란은 의사협회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파업하던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간호사 격려 글로도 제기된 적이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이 "의사들이 떠난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고 하자 코로나19를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들을 굳이 의사와 간호사로 갈라 표현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오현석·한영혜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