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앱 개발자는 중국 쑤저우에 사는 리린칭(34)이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뇌성마비 판정을 받았다. 지적 능력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손가락 세 개가 전부였다.
어딜 가든 휠체어에 의지하는 처지였지만 그는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장애를 이유로 받아주지 않으려는 학교 측에 "제발 공부할 수 있게 해달라"며 교장과 선생님들을 설득해 기어이 수업을 들었다.
이런 노력 끝에 중학교 재학 당시, 그는 전교 10등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을 정도로 우수한 학생이었다고 중국 CCTV는 전했다.
그는 "몸은 휠체어에 있지만, 영혼은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다"면서 "지식이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리는 우수한 성적으로 쑤저우대 컴퓨터 과학기술 학과에 합격했고, 인공지능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도움을 받는 사람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자"는 생각에 리는 장애인 전용 지도 앱 개발을 결심했다. 2019년 본격적인 앱 개발에 착수한 그는 동료들과 쑤저우의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리고 개발에 뛰어든 지 1년 만에 장애인 전용 지도 앱을 공개했다.
이 앱에선 난징·쑤저우·상하이 등 중국 남방지역에 있는 1만개 이상의 장애인 전용 화장실·통로·휠체어로 탑승 가능한 엘리베이터 등 각종 편의 시설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시설과 노선 탐색 기능도 담겼다. 또 리와 동료들이 촬영한 장애인 전용 시설의 실제 모습도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중국에는 8500만명의 장애인이 있고, 쑤저우가 위치한 장쑤 성에만도 479만명의 장애인이 살고 있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