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K주사기 내가 설득” 우상호 “난 박근혜 탄핵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2.22 00:02

수정 2021.02.2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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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장관(왼쪽)과 우상호 의원이 21일 서울 성동구 레이어57 스튜디오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박 후보는 ‘21분 콤팩트 도시’를 재차 강조했고, 우 후보는 공약이 “민주당답지 않다”며 비판했다. 오종택 기자

“5인분 백신을 6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K백신 주사기 대량생산을 안 한다는 중소기업 대표를 내가 설득했다.”(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나는 국정농단 주범 박근혜를 탄핵했다.”(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 장관 경력과 행정 능력 강조
주사기업체에 대통령 방문 후광도

우, 온라인 생방송 통해 친문 공략
“권리당원 분위기 많이 달라졌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투표(26일)를 닷새 앞두고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박 전 장관은 ‘행정’ 능력을, 우 의원은 ‘민주당다움’을 부각시키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박 전 장관은 “2019년 장관 취임 당시 6개였던 유니콘 기업은 13개로 늘어났다”는 등의 이력에, 우 의원은 “우리는 김대중처럼, 노무현처럼 민주당답게 싸우면 이길 수 있다”며 노선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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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시절의 경력을 앞세우는 건 박 전 장관에게 양수겸장 카드다. 행정 능력과 동시에 ‘문재인의 사람’임을 강조하는 방식이어서다. 특히 박 전 장관은 경선 막바지에 주사기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풍림파마텍이 자체 개발한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내자 박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너무나 기쁜 소식이 미국에서 왔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이를 공유했다. 주사기 자랑의 효과는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 군산의 이 업체를 방문하면서 배가됐다. 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방문 뒤 올린 트윗을 공유하며 “문 대통령이 없었다면 풍림파마텍 대표님을 설득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일부 친문 커뮤니티에는 “서울시장이 되겠다는 야심이 밉지 않다” “어쨌든 문 대통령에게 공을 돌려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등 반응이 올라왔다.
 
우 의원은 경선 레이스 초반부터 친문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21일 저녁 우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와 노 전 대통령 전속 사진사 출신 장철영 전 청와대 행정관 등과 함께 온라인 생방송에 나섰다. 이 방송은 특히 친문 성향이 강한 8개 온라인 채널을 통해 동시 생중계됐다. 우 의원 측 관계자는 “이들 채널 구독자를 합치면 100만 명 정도”라며 “친노·친문 민주당 지지층에 직접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자리여서 상당한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책에서도 ‘친서민’이라는 민주당의 전통적 키워드를 강조해온 우 의원은 연일 박 전 장관의 공약들을 “민주당답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우 의원을 돕고 있는 서울 지역구의 한 민주당 의원은 “여론조사에선 열세지만 권리당원들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