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는 것처럼(느껴지게) 생생하게 먹으라고!”
방송 뒤 이 방송사 공식 유튜브 계정에는 “난 오늘 제일 신경 쓰이는 게 제니임. 꾸역꾸역 먹는 거 진짜 불쌍해”라는 댓글이 달렸다. 3000명 이상의 공감을 받았다. 이 드라마를 시즌1부터 본 박모(25)씨는 “요즘 학교폭력이 논란인데, 필요 이상으로 자세하게 묘사하는 장면이 나와 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보고 따라 할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한 온라인 맘카페에는 "요즘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보다가 학교폭력 내용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에이 설마 저렇게까지 하겠어'라고 생각하면서도 대사가 너무 생생해서 진짜 제 아들이, 조카가 저렇게 맞고 다니면서 보복이 두려워 말을 못한다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는 글이 올라왔다.
"폭력 콘텐츠 반복되면 모방 영향"
지난해 11월 28일 인천의 한 고등학교 1학년생이 가해 학생들에게 스파링을 가장한 폭력을 당해 현재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37만명이 넘게 이 청원에 동의해 청와대로부터 답변을 받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어느 한 작품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폭력 장면을 담은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나오게 돼서 둔감해지는 분위기가 생기면 모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과거에 이런 학교폭력 상황이 실제로 있었기 때문에 드라마에 등장하는 것"이라며 "드라마 때문에 해당 사건이 일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 드라마는 중학생들이 동갑인 과외교사를 수영장에 빠뜨리고, 폐차에 가두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등의 장면 때문에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100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방통위는 법정 제재인 ‘주의’를 최종 의결하고 시청 등급 조정 요구했다. SBS는 이러한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시청 등급을 일부 회차에서 19세 이상 시청가로 조정했다.
"학교 폭력은 문화 아니라 범죄"
이택광 교수는 "학교폭력에 대한 명확한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이라는 문제에 접근할 때 단순한 소재 중 하나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사회 고발적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학교폭력이 그냥 아이들 문화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사법 판례 같은 게 많이 나오면서 이제 (학교폭력이) 범죄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식이 달라지면서 따로 고소할 방법을 못 찾은 이들이 1인 미디어 등을 통해 연예인에게 당했던 학폭 등을 최근 발언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