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다. 최근 3승 1패를 거두면서 선두 흥국생명을 승점 2점 차까지 추격했다. 정규시즌 역전 우승도 가능하다. 지난 17일 김천 도로공사전에서도 1세트엔 접전을 펼쳤지만 듀스 접전 끝에 승리한 뒤 무서운 기세로 3-0 승리를 거뒀다.
주전 세터 안혜진은 이날 날카로운 서브로 도로공사 리시브 라인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특히 2인 리시브의 허점을 노린 짧은 서브가 일품이었다. 안혜진은 "경기 전 연습까지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불안했다. 감독님도 서브 코스를 얘기해줬다. 아무래도 리시브 이후 공격이 힘들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공략했다"고 전했다. 강소휘는 "연습 때도 안혜진 서브는 받기가 싫다"며 웃었다.
코트 위에서 엄청나게 활동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GS칼텍스를 상징하는 단어는 '미친개 작전'이다. 차상현 감독이 2017년 천안 컵대회에서 선수들에게 '코트에서 경기가 되든, 안 되든 미친개처럼 뛰어다니라'고 한 데서 유래했다. 지난해 제천 컵대회에서도 '미친개'처럼 뛰어 우승했다.
둘의 기를 살린 건 차상현 감독이다. 차 감독은 평소 경기가 안 될 땐 엄하게 꾸짖지만, 때론 장난을 받아주거나 직접적인 메시지 대신 넌지시 이야기한다. 차 감독은 "선수가 잘 못 할 땐, 떨려서일 수도 있고, 자신이 없어서 일수도 있다. 상황에 맞게 당근과 채찍을 준다"고 했다.
이미 4~5년간 호흡을 맞춘 두 선수도 차 감독 스타일을 잘 안다. 강소휘는 "당근보다 채찍이 더 많다. 내게는 채찍이 99다. 진짜 잘할 때만 칭찬한다"면서도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안다. 우리 팀은 외부 FA를 데려온 적이 거의 없다. 감독님이 선수들을 키워서 만드셨다. 나를 키우신 분이라 잘 받아들이려고 한다. 사실 감독님 흰머리 지분의 반은 나"라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께 혼나면 '다 죽었어'라는 마음으로 투지를 불태우기도 한다"고 했다.
둘은 프로에 온 뒤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정규시즌 1위가 눈 앞에 보이는 상황은 어떨까. 강소휘는 "과하게 욕심 부리면 스스로 고꾸라지는 면이 있었다. 지금처럼 끝까지 하려고 한다"고 했다. 안혜진은 "솔직히 욕심이 안날 수 없다. 다만 과하면 안 된다. 한 경기에 신경을 써서 공격수들과 맞출 수 있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