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원조는 파오차이, 한복은 한푸?
한복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월 방영됐던 중국 사극 드라마 소주차만행(少主且慢行)에서는 시녀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저고리와 옷고름의 위치까지 우리 한복에 가까운 의상을 입고 나왔다. 그 후 중국 모바일 게임 '샤이닝니키'는 한국 서버에 한국 의상을 추가했다. 그러면서 한복을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고 소개했는데, 이를 본 중국 유저들이 한복을 중국 명나라 의상인 '한푸'라고 항의하자 게임사는 한복 의상을 삭제하고 서비스 일주일 만에 한국에서 철수했다. 이후 중국 내 SNS에는 한국 한복에 대한 조롱과 왜곡된 사실이 줄을 이어 올라왔다.
“한국은 도둑국이다”에 중국혐오감정 커져
이를 지켜본 한국 네티즌들은 해시태그 운동 등을 통한 자정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중국 혐오도 확산하고 있다. 인천시 공식계정 인스타그램은 최근 중국 명절인 소춘절을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가 해당 글을 삭제했다. 네티즌들이 “이런 시기에 중국 명절을 소개하는 글을 올려야겠냐” “차이나타운 계정이면 몰라도 인천 공식계정에서 이런 글을 왜 올리냐”라며 항의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 걸리지 않은 중화 민족주의의 발현”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더 견고해진 신중화주의, 중국중심 세계관이 깔려있다고 분석한다.
세종연구소 이성현 중국연구센터장은 “현재 중국은 코로나 위기에도 경제가 성장한 나라로, 미국이 코로나로 위기 겪는 것을 보면서 경제 대국이라는 자부심이 흘러넘치는 상황”이라며 “이런 자부심을 토대로 중국 정부가 자국 문화 선전에 박차를 가하면서 브레이크 걸리지 않은 중화 민족주의가 엉뚱하게 발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