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NYSE 상장을 놓고도 “미국 기업이 미국에 상장한 것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조차 16일 “미국 기업이 미국에 상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쿠팡LLC의 이사회는 12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김 의장을 비롯해 우버 시스템을 만든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 아마존 출신 고라브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 밀리콤 출신 해롤드 로저스 최고행정책임자(CAO) 등으로 대부분이 미국인이다.
손정의 비전펀드, 절반 이상은 ‘오일머니’
하지만 비전펀드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곳은 중동의 국부펀드다. 2017년 출범한 비전펀드 1호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45%)를 중심으로 소프트뱅크(28%), 아부다비 국부펀드(15%), 애플·폭스콘·퀄컴·샤프(총 5%) 등이 출자해 만들었다.
SEC 상장 신고서엔 “쿠팡은 한국 기업”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 운동 당시에도 쿠팡 측은 뉴스룸을 통해 “쿠팡은 한국에서 설립돼 성장했고, 사업의 99% 이상을 한국 내에서 운영하고 있다. 2만5000개 일자리를 만들어냈고, 연간 1조원에 이르는 인건비를 우리 국민에게 지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글로벌 기업에서 국가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지만 플랫폼 기업은 더군다나 국경이 없다”며 “오히려 지역을 따질 경우 각종 규제나 의무를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쿠팡에 대한 국적 논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 해외에 법인을 둔 기업이 국내에서 창출하는 이익을 해외로 가져가다 보니 국적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쿠팡의 경우 투자와 세금 납부 등이 모두 국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국적 논란이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