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5일(현지시간) “1500만명이 백신을 접종했다”며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백신 접종 두 달 만에 특출한 성과를 냈다”며 “영국 전체의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영국 성인의 24%가 백신 1차 접종 마쳐
9월까지 모든 성인에게 백신 접종 계획
접종 간격 연장 놓곤 전문가 우려도
블룸버그통신의 백신트래커에 따르면 영국의 백신 접종률은 약 24%다. 이는 이스라엘(72%)과 아랍에미리트(47%) 다음이지만, 인구가 67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앞선 나라 못지 않게 효율적으로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정부는 4월 말까지 50세 이상인 나머지 백신 우선순위 그룹에 대해 백신 접종을 끝마칠 계획이다. 이후 9월까지 영국의 모든 성인에게 백신을 접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존슨 총리는 “이 정도 접종 속도를 유지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목표”라고 밝혔다.
◇국민의 90%가 백신 맞겠다… 세계 최고
영국이 ‘특급 접종’을 할 수 있던 데는 영국인들의 적극적인 접종 참여가 있다. 맷 핸콕 영국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은 15일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령층들의 9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받아들였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극적인 참여 의지”라며 백신 접종 성공의 배경을 설명했다.
◇2차 접종 기간 3주→12주
BBC와 가디언 등 현지 언론들은 영국 백신 접종 속도의 비결로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등 정부 중심의 체계적인 백신 접종 프로그램과 백신의 접종 간격 연장 등을 꼽았다.
영국은 지역사회 중심의 1차의료기관, 거점 병원 그리고 대규모 백신 센터 등 크게 세 가지 경로를 통해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전역에 백신 접종 센터만 2700개가 넘고,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과 요양원 거주자를 위해 이동식 백신 접종팀도 가동하고 있다. 접종 대상자들은 온라인이나 전화로 직접 예약을 할 수 있고, 동네 주치의에 해당하는 GP(일반의)는 백신을 맞지 않은 각 지역의 대상자에게 연락해 백신 접종을 돕는다.
여기에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늘린 것도 접종 속도를 높였다. 현재 영국에서 투여 중인 백신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인데, 두 백신 모두 각각 3주와 4주 간격으로 2번 접종이 필요하다. 하지만 영국 보건 당국은 지난달 초 1차 접종자를 늘리기 위해 접종 간격을 최대 12주로 늘리는 '고육책'을 내놨다.
◇인종·소득별 차이 뚜렷
백신 접종이 균등하게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다. NHS 자료에 따르면 소득수준에 따라 영국을 다섯 지역으로 분류했을 때 가장 높은 지역의 고령층 백신 접종률은 85%인 반면, 가장 낮은 지역은 73%였다.
인종별 차이도 뚜렷했다. 우선 접종 대상에 속하는 의료진 중 백인 접종률은 71%, 흑인 접종률은 36.8%였다. 마찬가지로 80세 이상 고령층 중 백인의 접종률은 82%지만, 흑인의 접종률은 48%였다.
영국이 1차 접종 대상자를 늘리기 위해 도입한 12주 간격 백신 투여에 대해서도 영국의학협의(BMA) 등 전문가 사이에서는 면역 효과의 지속성 등을 놓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