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연구원(EAI)은 미얀마 현지의 파트너 기관들과 함께 총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미얀마 만달레이주에 사는 18세 이상 성인남녀 400명, 카친주에 사는 7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EAI는 “만달레이주는 양곤 다음으로 큰 제2의 도시 만달레이시가 있는 미얀마 핵심 지역 중 하나로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연맹(NLD)의 영향력이 막강하고, 카친주는 중국과 국경을 맞댄 최북단 주로 NDL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며 “전국이 아닌 지역조사이지만, 이런 인구학ㆍ정치학적 특성을 고려하면 미얀마 전체 시민의 여론을 추론하는 데 유용한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NDL 후보를 찍었다는 응답자는 만달레이주에서 80%에 육박했지만, 카친주에서는 50%를 밑돌았다.
특히 카친주의 응답자 중 82.9%는 선거 과정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선거 결과를 대체로 신뢰한다는 응답자도 77.3%나 됐다. 97.4%는 투표소에서 어떤 압력도 받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만달레이주에서는 “이번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했다고 보느냐”는 질문도 했는데, 응답자의 86.7%가 “그렇다”고 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유효하고 정확했다”는 응답자도 88.0%였다.
이에 대해 EAI는 “상대적으로 반NLD 정서가 강한 카친 지역에서 NLD가 아닌 군부 성향의 야당에 투표한 유권자의 다수도 선거 과정을 신뢰하고 선거결과를 수용한다는 응답이 대다수였다”며 “이런 여론이 쿠데타 이전에 이미 형성돼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대적인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군부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를 수행한 미얀마 현지 파트너 기관 한 곳에서는 쿠데타 직후 한국민에 대한 메시지도 전해왔다고 EAI는 전했다.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EAI 등 한국의 시민사회와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연대의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EAI는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 열망, 총선 결과가 정당하다는 평가를 적재적소에 활용해주기 바란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