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가 손흥민을 잡기 위해 나섰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메르카토는 15일(한국시각) “유벤투스가 올 시즌 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손흥민을 데려오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공격수 더글라스 코스타(31·브라질),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27·이탈리아), 미드필더 애런 램지(31·웨일스) 등 세 선수를 처분해 손흥민 영입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벤투스가 손흥민 이적료로 책정한 금액은 9000만 유로(1204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액을 지출해야 하는 만큼 선수단 인건비를 낮춰야 하는데, 세 명을 정리하는 거로 해결책을 정한 셈이다.
또 나온 이적설, 이번엔 유벤투스
선수 셋 정리해 1200억원 준비설
재정난 속 성적 추락 이적 가시화
올 여름 이적 시장서 성사될 수도
유벤투스가 겨울 이적 시장이 마감 이후 뒤늦게 손흥민 영입을 추진하는 건, 선수단 개편 작업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올 시즌 공격포인트 30개(17골·13도움) 등 물오른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은 최우선 영입 대상일 수밖에 없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재계약 협상에 난항을 겪는 점도 유벤투스의 구미를 자극했다. 지난해 말 시작한 협상은 해를 넘기고도 지지부진하다. ‘팀 내 최고 대우’를 요구한 손흥민에 대해 토트넘은 이런저런 이유로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새 홈구장 건설 비용에 코로나19로 인한 적자가 더해져 부채가 1조원 가까이 치솟자 구단 수뇌부에서 지갑 열기를 주저하는 모양새다.
팀 성적이 부진한 것도 손흥민 입장에서는 재계약의 걸림돌이다. 시즌 초 리그 선두였던 토트넘은 9위(15일 현재)까지 떨어졌다. 우승은커녕, 다음 시즌 유럽 클럽대항전(챔피언스리그 또는 유로파리그) 출전의 마지노선인 6위 이내 진입도 불투명하다. 현재 유로파리그 32강전에 올랐지만, 지금 팀 분위기로는 우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유럽 클럽대항전에 못 나갈 경우 중계권료와 스폰서십 수입에서 큰 타격을 입는다. 결국 선수단 인건비도 줄여야 한다. 이럴 경우 통상 몸값 높은 선수가 소속팀에 거액의 이적료를 남기고 떠나는 경우가 많다. 손흥민이 같은 식으로 팀을 옮길 가능성이 있는 거다.
손흥민은 그간 빅 클럽들의 영입 대상으로 꼽혔다.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이상 잉글랜드), 바이에른 뮌헨(독일) 이적설이 돌았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이적료로 7000만 유로(940억원)를 책정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모두 실제 협상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토트넘이 “재계약이 먼저”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언론은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손흥민 이적료로 1억 유로(1400억원) 이상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재정 압박이 거세지면, 토트넘이 스스로 이적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수비 가담 비율이 높아지면서 ‘혹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손흥민이 적극적으로 이적 시장에 나설 수도 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토트넘이 이적료 욕심을 줄인다면, 손흥민은 어느 팀에나 매력적인 공격수다. 올여름 이적 시장이 손흥민 축구 인생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