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밤 11시 7분쯤 일본 후쿠시마 인근 센다이 남동쪽 103㎞ 해역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진원의 위치로 볼 때 이번 지진이 2011년에 발생한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의 여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진은 후쿠시마 원전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진의 흔들림으로 인해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원자로 건물 상부에 있는 사용 후 연료 수조(풀) 등에서 소량의 물이 넘쳤다. 원자력규제청은 “넘친 물의 양이 적고 방사선량도 낮아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도 “후쿠시마 원전에 이상은 없다. 원전 주변 방사능 수치에도 변화가 없다”고 했다.
“규모 8 이상의 여진도 가능…구조물 손상 우려”
문제는 사고로 손상된 원자로 내부에 여전히 용융된 핵연료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은 이를 냉각하기 위해 하루에 수 톤의 냉각수를 계속해서 펌프로 주입하고 있고, 이는 고스란히 오염수가 돼 탱크에 보관된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는 1000개가 넘는 탱크에 123만t의 오염수가 저장돼 있다. 아직까지 지진으로 인한 오염수 유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진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에서 추가적인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오염수 저장고 등 원전 시설이 손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의 효과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규모 8이 넘는 여진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며 “계속된 지진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진 충격이 가해지면 구조물이 예상보다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방사능 유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풍 때도 방사성 폐기물 유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당시 보고서에서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방사선량이 주변보다 수배 이상 높은 곳(핫스폿)이 다수 발견됐다”며 “비가 많이 내리면서 숲에서 방사능을 포함한 진흙이 붙은 나뭇잎과 나뭇가지가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진이 원전의 안전에 미칠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후쿠시마 현지에 조사팀을 파견했으며, 지진 발생에 따른 피해 여부를 계속 확인하며 쓰나미 위험 가능성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