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이 속한 후베이(湖北)성에는 지난 한해 세상을 떠난 가족이 있으면 이듬해 춘절 자정에 국화꽃을 헌화하고 향을 피우며 추모하는 사오칭샹(燒淸香)이란 풍속이 있다. 올해는 추모객이 특히 많았다. 우한 시민인 런지 씨는 섣달그믐 인파를 피해 집에 머물던 중 친구로부터 쉰리먼(循禮門) 지역의 우한에서 가장 큰 화훼시장이 국화를 사려는 고객이 몰리면서 교통 대란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꽃 도매상점 츠리의 주인 츠씨는 SCMP에 국화 품귀 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원인이라며 “코로나19의 재확산을 우려한 화훼 농가가 생산을 줄인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한 전 도시에서 국화가 동났다”며 “국화 한 송이에 100위안(1만7230원)에 팔렸다는 말도 들었다. 추모용으로 카네이션과 장미도 괜찮다고 손님에게 권했다”고 말했다.
우한은 2019년 12월 31일 첫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도시다. 1월 23일부터 4월 3일까지 76일 동안 우한시 전역이 봉쇄됐다. 당국은 14일 현재까지 우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만355명, 사망자는 3869명으로 집계했다.
우한 주민들은 희생자 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묵수공간(墨水空間)이란 아이디의 중국 네티즌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우한 900만 인구의 대도시에서 3000명이 숨졌다고 꽃이 다 팔려버렸다니?”라는 글을 올리며 당국의 코로나19 희생자 통계를 우회 비난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우한의 정확한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는 여전히 미스터리라며 지난해 우한 장례식장의 화장로가 한동안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됐다고 지적했다. 우한에서 팔린 유골함 숫자로 추산하면 실제 사망자 숫자는 공식 발표의 10배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올 춘절에 국화 품귀 현상이 발생하면서 우한 주민들은 당국의 공식 통계에 다시금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